케락 성 2 - 십자군의 비밀통로는 뚫리고
불어오는 바람 따라 주인 바뀌어
불타고 무너진 성 다시 고치고
대상들 보따리에 묻어온 새문화
익혀 즐기며 살아온 성읍사람들
성 안 저수조엔 물 가득 채워
곳간에도 알곡들 갈무리해 두고
높은 망루 초병 눈빛 번뜩였느니
어느 이리떼가 감히 얼씬하리오만
잠시라도 한눈팔면 큰 일 나느니
이곳에 십자군 진을 치던 시절
살라딘은 싸움에 여동생도 끌어들여
비밀통로 찾아 처들어왔다지
로마군 십자군 아랍군의 깃발
매어달고 내리기 몇 번이더뇨
아랫층 자그마한 박물관 유물들
그때 사정을 말없이 보여주네
메사왕 비문은 모조품(1)이지만
그의 굳센 얼만은 숨쉬고 있느니
저 아래 ‘임금의 큰길’에도
자동차 물결 넘실거리느니
그래도 망루에선
싸늘한 기운 감도네
⑴ 진품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음.
-추보 박영만(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