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영(零)미터 표지석 앞에서 2
쌓아올린 바벨탑
힘없이 주저앉는 이때
모세여, 지팡이 한번 휘둘러 주
'고개 숙여라, 더 숙여라'
땅바닥에 쾅쾅, 이마 부딪치며
뉘우칠 때까지
가장 낮고 누추한
마굿간까지 내려가야 합니까
허공 떠가는 흰구름은
어서 따라만 오라 하지만
저 아련한 예리코 대추야자는
더 내려오라 손짓합니다
저기, 요르단강 死海가 입맞추는
은총이 초롱초롱한 곳
높은 데가 낮아지고
낮은 데가 높아지는 그곳으로
버스는 날 업고 내려갑니다
-추보 박영만(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