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1
추보 박영만(루카)
올리브 열매 밀이삭 하나 없는
스산한 들판
높고 낮은 산과 메마른 모래펄
‘왜 우릴 데려왔소 이 황량한 벌판
목이 타고 배곺아 못 살겠소’
산등성에서 골짜기에서
모래펄로 초원으로 메아리치는
원망스런 볼멘소리
승냥이 독사를 벗삼은 모세는
모랫바람 굶주림에도 당신께 엎드려
사십 년 동안 겸손을 익혀왔어라
한낮의 더위 한밤 추위
묵상하며 고독의 깊이 터득했어라
용광로 쇠처럼 단련해 왔어라
갈 곳은 아직 먼데
드문드문 고개 내민 난장이 풀꽃 밟고 서면
오랜 죽음의 침묵에서 들려오는
당신의 음성
아, 이 산야 기나 긴 기다림 끝자락
야곱을 만나고 모세도 만났던
당신과 대화하던 곳에서 저흰
아련히 먼 가나안땅 그려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