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容恕),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2017. 3. 14. 오후 1: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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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容恕),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오늘은 사순시기를 맞아 용서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것 두 가지를 들라면 그것은 죄를 안 짓는 것과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일 것입니다. 인간이 육신을 지니고 있는 한 죄를 짓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은 흙에서 빚어졌기 때문에 쉽게 부서지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 고해성사를 보지만 어느 고해신부님도 다시는 죄짓지 말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또 죄를 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죄를 짓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죄를 안 짓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용서하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용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피조물은 자연 그대로 살다가 아무 원한도 남기지 않고 사라집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용서할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다가 그대로 죽어갑니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어느 도시에 경쟁관계에 있던 장사꾼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가계는 서로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망하게 할까 하는 데만 마음을 썼습니다.

보다 못한 하느님께서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한쪽 사람에게 천사를 보냈습니다. 천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선물을 내리실 것이오. 그대가 재물을 원하면 재물을, 장수를 원하면 장수를, 자녀를 원하면 자녀를 주실 것이오. 단 조건이 하나 있소.” 천사가 잠깐 생각하더니 이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가 무엇을 원하든 그대 경쟁자는 두 배를 얻게 될 것이오. 그대가 금화 열 개를 원하면 그는 금화 20개를 얻게 될 것이오.” 천사가 웃음을 지으면서 이제 화해하시오. 하느님은 이런 방법으로 그대에게 교훈을 주시려는 것이오.” 하고 말하였습니다.

천사의 말을 들은 상인은 한참 생각하더니 제가 무엇을 바라든 다 그렇게 이루어진다는 말씀이지요?”하고 물었습니다. 천사가 그렇다고 하자 상인은 크게 한숨을 쉬고는 결심한 듯 말했습니다. “그럼 제 한쪽 눈을 멀게 해주시오.”

용서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옛말에 은혜는 바위에 새기고 원한은 냇물에 새겨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원한은 바위에 새기고 은혜는 냇물에 새깁니다. 왜 용서하기가 어려운가?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나에게 상처준 상대방을 용서한다는 것은 마치 상대방의 잘못한 행위를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또는 나에게 상처준 상대방을 용서하면 아무 죄의식 없이 살아갈 텐데 공연히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같아서’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면 이 세상에 더 이상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등등

위에 언급한 이유를 제쳐두고라도 자존심이 용서를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용서를 해주면 내 자존심이 용서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용서하면 내 자존심을 회복할 길이 없다고 보기에.

사소한 잘못을 한 사람도 용서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내게 끊임없이 상처를 준 사람, 나를 미워하고 괴롭히는 사람, 나에게 원수가 된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겠다고 하느님 대전에서 세례성사를 받은 신앙인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셨고, 네가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도 남에게 베풀라고 말씀 하십니다.

달마대사는 마음, 마음, 마음이여, 참으로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도 한 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으니.’라고 한탄했습니다. 용서를 못하는 것은 마음이 상처를 받아 오그라들어 옹졸해진 탓입니다. 용서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우리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당신 목숨까지 바치셨습니다.

우리는 이 사순절에 우리를 위해 피땀을 흘리시며 걸으신 십자가의 길에 함께 참여하면서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해야 하겠습니다.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용서와 화해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아멘!

댓글 1

  • 2017년 3월 26일 오전 5:52

    늘 마음에 와닿는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단장님들께서 레지오 훈화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다윗의탑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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