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시기를 잘 지내도록 합시다.
우리 교회는 3월 1일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의 수난과 고통, 십자가와 죽음을 기억하는 사순시기를 지내게 됩니다. 이날 사제로부터 성지(聖枝)를 태운 재를 축성하고 이마에 바르는 예식을 행하였습니다. 재가 지닌 상징적인 의미는 다양합니다. 우선 재는 불로 태워진 것, 즉 단련의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를 지니는데,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열정으로 자신을 태우고 새로 나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 재는 남김없이 모두 타 버림으로써 순수한 인간 존재의 본래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일깨웁니다. 아울러 새로운 성장과 생명을 위한 거름으로서의 재를 받음으로써 사순시기 동안의 노력을 통해 부활의 새 생명을 향해 나아갈 것을 촉구합니다. 재의 수요일에 사제는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바르면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시오.’ 또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시오.’
신앙생활의 핵심은 잘못된 삶의 방향을 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음의 기쁨을 믿고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풀잎 끝에 달린 이슬과 같으니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만을 믿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흙이라는 말은 그 어원이 ‘겸손’과 같다고 합니다. 사순시기에 우리는 좀 더 겸손하게 살 것을 다짐하는 것입니다. 겸손함은 세상의 유혹을 이기는 강한 무기입니다. 겸손은 근본적으로 끊임없이 하느님의 정의 밑에 서있는 사람의 태도입니다. 그리고 흙과 같은 사람의 태도입니다. 겸손은 "기름진 땅"이라는 라틴말(Humus)에서 나왔습니다. -조재형신부님 복음묵상 인용-
사순절은 교회의 전례력에서 회개를 위한 시기로 재의 수요일에 시작하여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미사에서 끝을 맺는데, 이 기간(40일) 동안 모든 금요일에 금식과 금육을 지켜야 합니다. 성서에서 40이라는 숫자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노아 홍수 때 40주야 동안 폭우가 내리게 하여 심판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400년을 종살이하였으며,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전에 40주야를 단식과 기도로 지냈고, 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에 도착하기까지 40년이나 걸렸습니다.
예수께서도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40주야를 광야에서 기도와 단식으로 준비하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절도 부활 때까지 주일을 제하고 세어보면 40일이 됩니다. 교회가 이렇게 사순절을 제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순절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으로 차지하신 영광스러운 부활의 기쁨을 누리고 그분의 영광에 우리도 참여하기 위하여 그분의 수난에 우리가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인간의 죄, 그 죄에 대한 보속을 하며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로 돌리는 회개와 보속의 시기입니다. 이럼으로써 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사랑 받는 자녀들이 되어 그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시기입니다. 죽음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가를 알며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이 사순시기를 통하여 우리가 더 하느님의 자녀로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며,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통해서 사순시기를 지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멘
-이수철 신부님 복음묵상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