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군대에는 보급 창고가 있습니다. 군수과에서 보급 창고를 관리합니다. “1종은 먹는 식품을 취급하는 곳이고. 쌀 보리 라면 건빵 고기 생선 김치 등입니다. 2종은 개인 피복을 주로 다루는 곳이며 입는 것 양말 등이 다 여기 있습니다. 3종은 유류 등을 취급 합니다.주로 취사용 기름과 차량용 기름을 취급합니다. 4종은 장비 주로 개인 장비를 취급하는 곳인데 철모, 수통, 야전삽과 같은 배낭에 매달고 나가는 작은 것들입니다.” 저는 인사과에 있었기 때문에 군수과의 일은 잘 몰랐습니다. 어느 날, 군수과인 동기생을 따라서 보급 창고엘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천국이 따로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보급품들이 가득 있었습니다.
군대에 보급 창고가 있다면 신앙인들에게 보급 창고는 어딜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느 곳에서 영적인 갈증을 해소 할 수 있을 까요? 우리는 어느 곳에서 죄와 잘못으로 상처 난 우리의 영혼을 치유할 수 있을 까요?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고독과 외로움 때문에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을 까요? 성서는 우리의 영적인 갈증을 해소하는 보급창고와 같습니다. 고백성사는 우리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보급창고와 같습니다. 성체성사는 우리에게 용기와 믿음을 주는 보급창고와 같습니다.
오늘 저는 예전에 들었던 대림특강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묵상하고 싶습니다. 생명의 신비에 대한 내용입니다. 생명이란 살아있는 것이고, 움직이는 것인데, 인간의 생명은 다른 생명체와는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움직인다는 면에서는 다른 생명체도 비슷합니다. 지렁이도, 메뚜기도, 나비도 다 움직입니다. 움직이는 것만 가지고 사람의 생명이 다른 생명체와 다르다고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성이 있는 점, 판단을 한다는 것만 가지고 사람의 생명과 다른 생명체가 다르다고 말을 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원숭이도 힘들면 자살을 하고, 원숭이도 규칙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사회를 이루면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바로 심령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만이 심령이 있고, 이 심령은 수학을 잘해서, 계산을 잘해서 암기를 잘 해서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적인 능력만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심령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며,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알게 해 주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고, 하느님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입니다. 지성적인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지능지수이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감성지수이고, 도덕적인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도덕지수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는 달리 영성지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다른 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누구인가를 생각합니다. 인간은 바로 하느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합니다. 하느님은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이십니다. 성부이신 하느님을 닮아 우리는 육체를 지닙니다. 성자이신 하느님을 닮아 우리는 말씀을 듣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됩니다. 성령이신 하느님을 닮아 우리는 이 세상 너머의 세상을 생각하고, 영원한 세상을 희망하게 됩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통합을 이루시듯이 우리는 육체, 이성, 영성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살아야 합니다.
생명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인가를 봅니다. 숨을 쉬는 순간부터인가! 뇌가 생기면서부터인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때부터인가! 인류는 오랜 역사를 통해서 생명의 시작을 논의했습니다. 교회는 생명의 시작은 잉태되는 순간부터라고 합니다. 또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라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인간의 생명은 거룩하다고 합니다. 거룩한 인간의 생명은 씨앗 안에 이미 열매가 들어있듯이 사람이 될 사람은 이미 사람이라고 합니다.
30일 피정을 할 때 학생들에게 삶의 여정을 기록해 보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선을 그어 놓고 하느님과 함께 했던 때는 위에 기록하고, 하느님과 멀어졌을 때는 아래에 기록해 보라고 합니다. 하느님과 함께 했던 때는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던 때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지 못했던 때는 욕심과 이기심이 가득했던 때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만일 여러분들이 하느님과 함께 했다면 여러분은 행복하고 기뻤을 것입니다.’
오늘의 화답송은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님, 당신을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이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