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이 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입니다.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꽃들입니다. 노란색의 개나리를 보면 화사하고 따뜻한 느낌입니다. 분홍색의 벚꽃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벚꽃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벚꽃이 그만큼 큰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길가에 피는 개나리와 벚꽃과는 달리 우리의 산에 진흥 빛으로 피어나는 진달래를 보면 그 아름다움에 슬픈 역사와 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봄이 가기 전에 아름다운 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잠시의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기위해서 가장 수고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어둡고 차가운 땅 속에서 양분을 찾아 촉수를 뻗어가는 뿌리입니다. 뿌리가 없다면 물론 꽃을 피우기 어렵습니다. 설령 꽃을 피었다고 해도 곧 시들어 버릴 것입니다. 뿌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뿌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뿌리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꽃의 아름다움은 이야기하면서도 뿌리의 고마움은, 뿌리의 수고는 별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당장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에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우리는 등산로를 따라서 안전하고, 쉽게 산을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좋은 등산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산을 사랑하고,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한걸음 한걸음 길을 만들었기 때문에 등산로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 길을 만든 사람들을 볼 수는 없기에 우리는 처음부터 등산로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등산로는 그 길을 찾았던 사람, 그 길을 다녔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생긴 것입니다.
우리는 요즘 사도행전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전한 기쁜 소식,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들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삶과 가르침은 초대교회의 사도들의 헌신적인 선교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에게까지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초대교회의 사도들이 박해와 순교까지도 영광으로 생각하며 주님을 전했기 때문에 오늘 우리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도들은 예수님의 발이 되어서 세상에 복음을 전하러 다녔고, 예수님의 입이 되어 기쁜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되어 가난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바로 그런 힘이 비록 군대와 칼이 없었어도, 조직과 돈이 없었어도 ‘하느님 나라’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등산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길도 사람들이 다니지 않으면 곧 잡초가 우거지고 그 길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세우시고, 사도들이 만들어갔던 신앙의 길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길에 꽃을 피워야 합니다. 그 길에 아름다운 향기가 나도록 희생과 봉사를 심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생명의 빵’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 곁에 머무르면 물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아서 생기가 돋고,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 곁에 머물면서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가 가는 길이 생명의 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걸어간 길을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