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누구나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가고 학위를 따야만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으로 가득한 가슴만 있으면 된다. 영혼은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마크는 어느 날 학교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앞서가던 한 소년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바람에 소년이 들고 있던 책이며 두 벌의 스웨터, 야구 글러브와 방망이, 작은 카세트 녹음기가 길바닥에 흩어졌다.
마크는 달려가서 소년이 무릎을 꿇고 흩어진 물건을 줍는 것을 도와주었다.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았기 때문에 마크는 소년의 짐을 나눠 들었다.
소년과 함께 걸어가면서 마크는 소년의 이름이 빌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그가 비디오 게임과 야구와 역사 과목을 좋아하며, 다른 과목들은 점수가 형편없다는 것과, 얼마 전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먼저 빌의 집에 들렀다. 마크는 콜라를 대접 받고 빌과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잠깐씩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오후 시간을 즐겁게 보낸 뒤 마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그들은 학교에서 곧잘 마주쳤으며, 이따금 점심을 함께 먹기도 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 후에도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마침내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었을 때, 졸업을 3주일 앞둔 어느 날 빌이 마크에게 대화를 청했다.
빌은 여러 해 전 그들이 처음 만났던 때를 상기시키면서 마크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날 내가 왜 그 많은 물건을 집으로 가지고 갔는지 넌 궁금하지 않았니? 그때 나는 내 사물함에 있는 물건들을 전부 갖고 왔던 거야. 내 잡동사니들을 다른 사람에게 남겨두고 싶지 않았거든. 난 어머니가 복용하는 수면제를 훔쳐 한 움큼 모아 놓았고, 그날 집으로 돌아가면 자살을 할 결심이었어. 그런데 너와 함께 웃고 하는 사이에, 만약 자살을 했다면 이런 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다른 순간들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마크, 네가 그날 길바닥에 떨어진 내 책들을 주워주었을 때 넌 실로 큰일을 한거야. 넌 내 생명을 구했어.”
이 글은 주형선 엮음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라는 책에서 옮긴 글입니다.
나의 작은 관심 하나가 이렇게 아름다운 결과로 승화됩니다.
저에게도 그런 사연이 있습니다. 약 10여 년 전의 일입니다. 어느 주일날 새벽미사에 안내 봉사를 하다가 성당으로 찾아 들어온 형제분을 만난 일이 있습니다. 그분은 세파에 찢긴 마음을 추스를 길이 없어 마지막 선택을 하려고 집을 나왔다고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교우도 아닌데 우연이 성당 간판을 보고 들어왔다고 하였습니다.
그 형제는 그 인연으로 세례를 받았으며 저와는 대부, 대자로 새로운 연을 맺어 지금도 아주 열심한 신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의 작은 관심이 죽어가는 한 사람을 살릴 수 있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냥 관심만 보이면 됩니다. 사랑으로 함께 하면 됩니다. 그 나머지는 주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십니다.
제 세살짜리 손자 가브리엘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뿡뿡이가 좋아요. 왜? 그냥 그냥 그냥,
짜잔형이가 좋아요. 왜? 그냥 그냥 그냥...”
작은 관심과 사랑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그냥, 그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