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나이, 아직도 할 수 있다! -해리 리버맨 이야기-
해리 리버맨은 19세의 나이에 단돈 6달러를 가지고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처음에는 할렘가의 유대인 지역에서 현금 출납원으로 출발했고, 열심히 노력한 덕에 장사가 잘되어 11년 만에 상당한 부자가 되었으며 77세가 되는 해에 은퇴하여 조용한 여생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인학교에 나가서 잡담을 하거나 체스를 두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가로이 노인클럽에서 체스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데, 클럽의 젊은 봉사자가 다가와 말을 붙였습니다.
“그냥 그렇게 앉아 계시느니 미술실에 가서 그림이나 그리시죠.”
그러자 해리 리버맨은 조금 당황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내가 그림을? 나는 붓을 잡을 줄도 모르는데…”
“그야 배우시면 되지요.” “그러기엔 너무 늦었어. 나는 이미 일흔이 넘었는걸.”
“제가 보기엔 할아버지의 연세가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할아버지의 미음이 더 문제 같은데요.”
젊은이의 그런 핀잔은 곧 할아버지로 하여금 미술실을 찾게 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도 않았으며 더욱이 그 연세가 가지는 풍부한 경험으로 인해 그는 성숙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었습니다. 붓을 잡은 손은 떨렸지만, 그는 매일 거르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가 있었습니다.
이 새로운 일은 그의 마지막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장식해 주었습니다. 그가 바로 평론가들이 ‘미국의 샤갈’이라고 극찬했던 ‘해리 리버맨’(1880-1983)입니다. 그는 이후 많은 사람들의 격려 속에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그림을 남겼으며 백한 살, 스물두 번째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삶을 마쳤습니다.
사람의 인생은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50이나 60이 된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미 나이가 너무 많아 무엇을 새롭게 시작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오히려 남은 시간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을까요?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도 ‘이미 늦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시겠지요?
우리에겐 용기가 필요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든가 ‘너무 늦지 않았을까?’등의 생각은 떨쳐 버려야 합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사람, 남들이 포기해버린 것을 하는 사람이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성모님의 군단’ 2024/04월호 34쪽에 소개된 의정부 교구 주엽성당 매괴의 모후Pr.은 평균 나이 80세로 구성되어 있으며, 올해 92세 되신 전영순 안젤라 자매님은 40여 년 전에 남편이 대세를 받고 선종하면서 세례를 받고 레지오 입단하여 지금까지 40여년을 단장과 부단장을 번갈아 맡고 계시며 왕성한 레지오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안젤라 자매님은 된장을 직접담가 나눠주면서 이웃들에게 된장 선교를 하시고, 평일 미사 참석은 물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체조배를 하신답니다.
저도 안젤라 자매님을 닮고 싶습니다. 아직 10여년의 간극(間隙)이 있지만, 저 자신도 신앙생활을 정말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나이 80넘어 하루 두 시간 노인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분들도 간혹 눈에 띕니다만, 저는 제 나이 또래보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월요일엔 미사 후 성당 문 잡그는 일을 맡아 하고 있으며, 화, 수요일은 성경공부, 목요일은 명동성당에서 예비신자 나눔 봉사자 교육을 받고, 토요일은 성당 청소, 주일에는 예비신자 교리반 봉사를 합니다.
매주일 훈화를 쓰기 위해, 교리반 나눔 봉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성체조배는 일상의 생활이 되었습니다. 하루 두 시간 걷기 운동을 하는데, 그 시간은 주님과 통교(通交)하는 시간입니다. 묵주기도를 바치며 주님을 찬미하는 시간입니다. 해리 리버맨이 클럽 젊은 봉사자의 권유에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여 유명한 화가가 되었듯이, 신앙인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예수님의 사도(使徒)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요한 15, 4).”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신심활동에 즐거운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입니다. 포도나무에서 잘려나간 가지는 생명이 아닌 죽음을 의미합니다. 주님 품안에 머물기 위해서는 마리아와 마르타의 일을 함께 하는 것이 참 좋은 몫입니다(루카 10, 38-42 참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택한 좋은 몫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