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에 싼 자선(慈善)

2024. 3. 11. 오후 4: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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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에 싼 자선(慈善)

 

"계란 하나에 300원입니다." 라고 늙은 노인이 말하자 "10개에 2,500원에 주세요. 아니면 말구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노인이 "그럼 그 값에 가져가세요. 오늘 계란 한 알도 못 팔았는데 이제 좀 팔게 될 것 같네요." 라고 하자 그녀는 계란을 들고 깎아서 싸게 잘 샀다는 듯 그 자리를 떴다. 비까번쩍한 차에 오른 그녀는 친구와 함께 우아한 식당에 가서 친구에게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하라고 하고는 함께 식사를 했다.

음식을 조금 먹고는 남긴 것이 많았는데, 음식 값을 계산하러 가서는 46,000원이라고 하자 5만원을 주면서 나머지는 안줘도 된다고 했다. 식당 주인에게는 인심을 쓰며 꽤 정상적이고 후한 것처럼 보이나 빈궁한 계란 장사에게는 무척 고통스러워 보이는 장면일 수 있다.

요점은? 왜 우리는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무엇을 살 때에는 우리가 권한이 있는 것처럼 인색하게 굴면서 우리의 관대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관대하고 후함을 보이는 것일까?

예전에 아버지께서는 종종 필요로 하지도 않는 단순한 것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좀 비싸게 사시곤 하셨다. 어떨 땐 값을 조금 더 쳐주기도 하신다. 그게 좀 걱정이 되어 왜 그렇게 하시냐고 여쭤 보았더니 얘야, 그게 말이다. "고결함이란 보자기에 싼 자선이야" 라고 답하셨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깍지 말라.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 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요즘은 모든 것이 너무나 많이 오르고 비싸서 제 아량으론 더 주거나 선심 쓸 곳이 별로 없습니다만, 재래시장이나 노점상 좌판의 농수산물은 가능한 한 깍지 말고 사야 하겠습니다. 또한 집에 쌓아둔 귀한 그릇, 값비싼 옷들은 왜 그렇게 아끼는 것일까? 그것은 현재보다 미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그 미래가 현재가 되어도 절대 즐기지 못합니다. 그러니 미루지 말고 지금 즐기세요.

석인성시(惜吝成屎)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끼고 아끼다 똥 된다는 말 입니다.

제일 값비싼 그릇과 옷들은 언제 쓰고, 입을 건가요?”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은 나중에 귀한 손님이 올 때 쓰려고 아껴둔다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는 저렴한 신발에, 허름한 옷을 입고 값싼 그릇만 사용합니다. 그런데 죽은 사람의 물건을 정리해주는 유품정리사들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개 제일 좋은 것은 써보지도 못한 채 죽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안 좋은 것만 쓰고, 안 좋은 것만 먹다 죽으면 우리 인생은 안 좋은 것으로 가득 채워진 채 끝이 납니다.

물건이나 음식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생각이나 말도 그렇습니다. 평소 안 좋은 생각과 안 좋은 말, 안 좋은 행동만 하다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귀하고 좋은 것, 그리고 자선은 너무 아끼지 말고 지금 쓰고, 지금 실천하세요.

우리는 신앙인으로써 봉헌의 삶을 살고자 노력합니다. 특히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모습을 닮고 싶어 단원 선서를 하고 영성적으로 살고자 노력합니다.

우리의 육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석인성시(惜吝成屎)’, 몸뚱이를 아끼고 아끼다가 마지막엔 결국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며칠 전 요셉형제님의 장례미사에 함께 하였습니다. 요셉 형제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우리 단원들이 운구봉사를 통해 요셉형제님을 주님 대전에 봉헌하였습니다. 단원들이 개인적으로 보면 바쁜 일정을 쪼개어 봉헌하신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봉사를 하지 않았다 해도 장례미사는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봉사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그 예식은 주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봉헌으로 인하여 그것이 하나의 밀알이 되어 선교의 씨앗으로 태어날 수도 있을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시간은 아끼되 그 시간을 이웃 사랑을 위해서 봉헌하도록 합니다.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주님,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때에 나는 그들에게,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하고 선언할 것이다.”(마태 7, 22-23) 아멘!

댓글 1

  • 2024년 3월 12일 오전 5:25

    거룩한 사순시기에 주님의 아픔에 동참하는 신앙인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