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안에서 세상을 보는 태도
셀마 톰슨의 남편은 군인이었습니다. 남편이 처음 주둔한 곳은 캘리포니아 주 모하비 사막 부근의 육군 훈련 캠프였습니다. 그는 남편과 함께 지내기 위해 그곳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막이 아주 싫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모래 바람은 정말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곳의 더위는 사람을 미치게 할 정도였습니다. 주변에는 온통 멕시코 사람들과 인디언들뿐이라 대화를 나눌 이웃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활은 엉망진창이 되고,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서는 견디기 힘들어 집에 가고 싶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때에 날아온 아버지의 답장에는 단 두 문장만 쓰여 있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두 사람이 쇠창살 사이로 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진흙 구덩이를 바라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
그는 이 두 문장을 읽고 또 읽으면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졌습니다. 그래서 사막 안에서 반드시 즐거움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진짜로 모래 바람 속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고자 그곳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한번은 그들이 짠 옷감과 그들이 만든 그릇에 관심을 보였더니, 그들이 그것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모하비 사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지만 그는 변했습니다. 새로운 변화 속에서 그는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었던 모든 상황을 인생의 가장 짜릿한 모험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그 느낌을 그대로 담아 《아름다운 성》이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갇힌 감옥의 창 밖에서 반짝이는 별을 찾아낸 것입니다.
마음을 바꾸자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물이 끓는 주전자를 무심코 보았으나 제임스 와트(J. Watt)는 주전자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보고 증기 기관을 발명했습니다. 이처럼 같은 것을 보더라도 각자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봅니다. 아버지의 편지를 본 셀마 톰슨은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새로운 세상을 만듭니다. 우리도 생각대로 보는 것을 잠시 내려놓기만 한다면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정한규의 ‘하느님 안에서 세상보기’에서 옮김)
저희 본당에서는 지난 2월 1일 김도미니코 형제님의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본당에 선종자가 발생하면 항상 걱정되는 것이 장례미사의 운구봉사였는데 그날은 많은 단원들이 마다하지 않으시고 함께 해주셨습니다. 준비에서부터 운구봉사와 미사 후 정리 정돈까지. 또한 장례식장에 많은 분들이 연도도 함께 해주셔 유가족 분들께서도 많은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심신이 닫혔던 탓도 있었겠지만, 우리 단원들에게 다시 마음의 문이 열렸다는 점에서 무척 기뻤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잠시 소원했던 마음을 다시 하느님께로 향할 때 세상은 아름다워 집니다.
장례미사는 고인을 마지막 떠나보내면서 하느님께서 그 영혼을 당신의 품에 받아 주십사 간구(懇求)도 하지만, 그 시간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나 자신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내 영혼이 주님 앞에 불리움을 받았다면 주님께서 나를 어떻게 받아주실지?
셀마 톰슨이 새 임지인 사막 부근에서 처음 세상을 바라볼 때는 모래바람과 이방인으로서의 중압감 때문에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하소연의 편지에, 아버지의 답장에 쓰인 두 문장 “감옥에 갇힌 두 사람이 쇠창살 사이로 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진흙 구덩이를 바라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에서 우리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라만 보는데서 벗어나 누군가를 위해 행동을 할 때입니다. 행동을 하는 것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마지못해서 하는 것과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마지못해서는 하는 일은 원치 않으십니다.
우리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하며,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눔으로써 성모님께 사랑 받는 레지오 단원이 되도록 합시다.
이사야서 말씀으로 훈화를 마칩니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이사 58, 7-8)”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