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증오를 없애는 방법
남아프리카의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는 백인들의 식민지 통치에 맞서다 27년이라는 긴 세월을 로벤 섬의 감옥에서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당시 백인 통치자들은 수감 당시에 이미 고령이었던 만델라를 다른 죄수들과 똑같이 대우하도록 지시할 만큼 잔인했습니다.
1991년, 만델라는 출감과 동시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아직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그 유명한 넬슨 만델라의 대통령 취임식이 치러졌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이 시작된 후 곧이어 만델라의 취임 연설이 이어졌습니다. 그는 먼저 세계 각국에서 온 내빈들을 소개한 뒤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가장 뜻 깊은 손님은 따로 있었습니다. 수감 시절 그를 감시했던 교도관 세 명이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초대로 취임식에 참석한 교도관들을 손님들에게 정중히 소개했습니다. 초로의 노인이 된 만델라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신을 27년 동안이나 가두었던 사람을 향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모습은 이내 장내의 모든 사람을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만델라의 넓은 포용력과 관대함은 남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를 감동시켰습니다. 후에, 이 놀라운 사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나도 젊었을 때에는 매우 거칠고 급한 성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옥에 있는 동안 나를 다스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역경과 고통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말입니다. 그리고 결국 고통과 역경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통해 감사와 용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는 또 출소할 때 느꼈던 소감도 말해주었습니다.
“나에게 자유를 안겨 줄 감옥 문을 나서면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나의 고통과 증오를 이곳에 남겨두고 가지 않으면 나는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말이지요.”
지난주 10년 이상 냉담하신 벽산아파트에 살고계신 안젤라 자매님을 만났습니다. 이 자매님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입교를 희망하는 이숙희(가명)자매님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냉담하게 된 사연인즉, 우리 본당에 지인이 있는데 그 지인이 보기 싫어서 성당에 나올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연인가는 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누구인지도 묻지 않았습니다. 내가 알게 되면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용서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40여 년 전 일입니다. 가까운 친척이 저와 공동소유로 되어 있는 집을 팔아먹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법적 다툼을 할 수 밖에 없었으나 상대가 사업 실패로 갚을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방법은 서로 등지고 원수로 살아가는 길 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었지요. 그때부터 수개월 동안 다툼을 하며 여러 가지 고민을 해오던 중 어느 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 39)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 44)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 24)는 말씀,
그리고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한다.”(마태 6, 19-20)
나는 결국 당시 1억 이상 되는 재산을 포기한 후 다툼 이전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과 그 형제, 자매들이 나의 사는 모습을 보고서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를 냉담하고 있는 그 자매님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재물을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결과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안젤라 자매님은 지난주일 9시 미사에 참례하고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통해 구원을 얻게 해주심에 감사하는 기도를 바쳤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고민하고, 원망하고, 증오하는 까닭은 감사하고 용서하는 법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넬슨 만델라는 27년이라는 긴 세월 감옥에 갇혀 있었지만 만델라의 넓은 포용력과 관대함은 남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를 감동시켰듯이, 우리 자신도 이웃 사랑을 삶을 통해 실천한다면 하느님을 감동시켜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이 와서 훔쳐가지도 못하는 하늘나라를 차지하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