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왕이야!
한 소년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왕을 찾아가 그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 만난 것은 돈이었습니다.
“내가 세상의 왕이야! 나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거든.”
소년은 곧 돈의 제자가 되었는데 리무진에서 내리는 멋진 남자에게 돈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내 이름은 권력이야! 내가 눈 한번 찡그리면 안 되는 일이 없지!”
그 즉시 소년은 권력을 따라갔습니다. 얼마 후 선거에서 패한 권력은 건장한 사내들에게 붙들려갔습니다. 사내들이 말했습니다.
“건강이 없으면 돈도 권력도 다 소용이 없지!”
소년은 다시 건강을 왕으로 모셨습니다.
‘그래, 세상의 왕은 죽음이구나!’ 이렇게 중얼거리며 죽음을 따라 장례식에 간 소년은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주검을 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열심히 기도하는 게 아닙니까. 고개를 들자 십자가상 예수님이 보였고 그때 소년이 외쳤습니다.
“저분이야말로 진정한 왕이구나!”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왕은 예수님 한 분 뿐이십니다. 오로지 그분만이 유한한 세상의 범주를 뛰어 넘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자기 인생 전체를 책임져 주실 분으로 예수님만 믿고 따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예수님을 추종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세상의 그릇된 가치를 따라가고 있습니까. 내 생각은 대낮처럼 환히 빛을 내고 있습니까. 아니면 어두운 구석으로 숨어들고 있습니까? 내 말은 칭찬과 위로와 사랑의 선물이 되고 있습니까. 아니면 비방과 멸시와 저주의 칼날이 되고 있습니까. 내 행동은 친절과 용서와 순결과 겸손으로 예수님을 닮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거짓과 위선과 음란과 교만으로 악마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습니까.
그리스도인은 세례성사로 하늘나라의 시민권을 얻은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세상의 노예로 묶여 있다면 그는 참으로 불행합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거짓 왕들을 섬기고 있다면 스스로 천국 ‘시민권’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만을 쫓아가며 노예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세상과 함께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재물도 권력도 명예도 건강도 언젠가는 모두 허물어질 것들이 아닙니까. ‘그대들의 삶은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으니 하늘에서 그대들을 기다리는 영원한 복락을 생각하라’는 시메온 성인의 말을 기억하며,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예수님(마태 28,18)을 진정한 왕으로 모셔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