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자격

2015. 5. 10. 오전 11: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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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자격 

에스파니아 전쟁 때 쿠바에 진주한 미국 기병대 지휘관은 훗날 대통령이 된 루즈벨트였습니다. 전쟁 중에 식량이 부족해 곤란한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마침 민간 의료봉사대에서 보내온 식량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책임자는 후에 미국의 백의의 천사로 유명해진 바턴이었습니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루즈베트 대통령은 직접 교섭에 나섰습니다.

식량 일부를 파십시오. 가격은 좀 비싸도 괜찮습니다.”

그러자 바턴은 한 마디로 거절했습니다.

당신은 의료 봉사를 한다면서 부상병들이 굶어 영양실조가 되어도 좋다는 말이오?”

바턴은 미소를 띠고 말했습니다.

팔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냥 달라고 부탁해보십시오.”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때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참 그런 간단한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군요. 당신의 친절과 사랑을 믿지 못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용서해주십시오.”

사람들은 세상이 갈수록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세상에는 친절과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어느 일간지에, 어느 할머니는 6.25 전쟁 때 남편과 자식을 모두 잃고, 평생 혼자서 살며 모은 돈 수십억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고 합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정치면의 다음 장에 실린 할머니의 말은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습니다.

덜 먹고, 덜 입고해서 힘들게 모았지만, 죽어서 짊어지고 갈 순 없지요. 공부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쓴다면 언젠가 그들도 또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지요.”

사람들은 흔히 돈이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본다면 살 수 있는 건 고작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 99%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마음이 차지하는 것이지요. 고작 1%에 불과한 것을 모든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순수한 마음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럼 마음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입니다. 오늘 주일 복음 말씀에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친구로 초대하십니다. 그러나 그 친구의 자격이 무조건적인 친구가 아니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요한 15,12-14)

얼마 전 우리 본당을 방문하셨던 박 테오도라 수녀님께서 오늘 감사의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박 테오도라 수녀님께서는 먹을 것과 마실 물이 없어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실상을 설명해주시고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셨을 줄로 압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백의의 천사바턴이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식량을 팔지는 않겠지만 무상으로 제공할 수는 있다고 한 말을 우리는 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친구가 된다는 것, 그것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랑의 실천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수십억의 장학금을 기부하신 할머님의 말씀, “덜 먹고, 덜 입고해서 힘들게 모았지만, 죽어서 짊어지고 갈 순 없지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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