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 서계실 자리를 마련해드립시다

2014. 8. 23. 오후 11: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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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 서 계실 자리를 마련해드립시다. 

어떤 사람이 미켈란젤로의 조각 비너스상을 보고 감탄하며 그에게 물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돌로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까?”

미켈란젤로가 대답했습니다.

그 형상은 처음부터 화강암 속에 있었죠. 나는 단지 불필요한 부분만 깎아냈을 뿐입니다.”

우리는 마음속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지 않으면 비너스 상을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내 자신은 변화되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먼저 변화되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내가 없으면 절대로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느 직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직장에 부장이 갑자기 과로로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주치의로부터 몇 달간 휴양하며 건강을 돌봐야 한다는 안타까운 말을 듣게 됩니다. 부장은 병원 침대에 누워서도 회사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김대리 요즘 회사 어때?”

! 회사요? 잘 돌아가죠. 지난달보다 매출이 두 배로 올랐어요!”

……잘됐네. 그나저나 내가 어서 회사로 복귀해야하는데…….”

그런 말씀 마세요. 부장님 안 계셔도 우리 회사 끄떡없으니 마음 편히 몸조리 잘하세요.”

병실에 누워서도 회사 걱정인 그와 달리, 그가 없어도 회사는 너무나 잘 돌아갑니다. 

사회복지사의 조찬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중 한 사람이 내가 30년 가까이 대한민국에서 사회복지를 이야기 했는데, 이 사회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화를 참지 못한 그는 얼마 후, 연세 지긋한 신부님을 찾아가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당신이 뭔데 이 세상을 바꾸려 하는가? 나는 60년을 이야기했는데도 세상은 변한 게 없다네. 예수님은 2,000년을 이야기 했는데도 사회는 이 모양이네. 당신이 뭔데 당신 이야기에 세상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신부님은 삶의 덧없음이나 허무함을 말한 것이 아니라 그냥 조금 내려놓으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느린 속도로 천천히 변하고 있고, 그 속도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세상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지 않겠어요 

우리는 종종 이런 고집을 부립니다.

내 말대로 하면 자다가가도 떡이 생길 텐데, 왜 내말을 따르지 않는 거야?”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대부분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조금만 내려놓고 봅시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평화가 옵니다. 내가 평화로워야 세상도 평화롭습니다.

자식도, 배우자도, 사회도 내가 조종하고 바꾸어 놓아야 한다며 오늘도 에너지를 모조리 불태웠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에어지를 다 태운 그 끝에서 재가 된 나는,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며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내가 세상을 다 짊어지지 않아도 세상은 충분히 잘 돌아갑니다. 세상은 우리가 있기 이전부터 돌아가고 있었고, 우리가 떠난 후에도 잘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장도, 사회복지사도, 나 자신도 100퍼센트 인생일 수는 없습니다. 화강암의 불필요한 부분을 깎다보면 비너스상이 됩니다.

이세상은 엄청난 번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뿌리려는 선행과 희망의 씨앗이 우리 주변뿐 아니라 바로 내 마음 안에 있는 이기심, 적대감, 불의라는 잡초에 질식해버려 내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 서 계실 자리가 없습니다. 내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 서계실 자리를 마련해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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