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烏鵲橋)의 사랑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견우와 직녀’라는 설화가 있습니다. 직녀와 견우가 혼인하여 사는데, 둘은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잠시도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습니다. 결국 직녀는 배를 짜는 자신의 일을 소홀히 하여 하늘나라에 옷이 부족하게 되고, 견우 역시 자기에게 맡겨진 가축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습니다. 옥황상제는 몹시 화가 나서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서 배를 짜게 하고, 견우는 그 동쪽에서 살도록 명령합니다. 그 대신 일 년에 단 한 번, 곧 음력 칠월 초이렛날의 밤인 칠석에만 만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런데 견우와 직녀가 일 년을 기다려 만나러 나왔지만 은하수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어 서로 다가가지 못합니다. 그들이 슬피 우는 모습을 본 까마귀와 까치는 너무 불쌍해서 서로 머리를 맞대 다리를 만들어 두 사람이 만날 수 있게 해주었는데, 그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고 합니다.
견우가 직녀를 그렇게 애타게 그리워하는 것처럼,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저 멀리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오작교를 만드시어 우리를 만나십니다.
예수님께서 바로 하느님과 인간,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시는 오작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하늘과 땅의 오작교가 되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인간이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오작교이신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현존을 들어내는 천사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매일 복음 묵상 중에서-
천사의 역할을 한다는 것,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겨울이 아무리 춥고 지루해도 따뜻하게 불어주는 봄바람 앞에서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합니다.
제가 22년 동안 레지오 단원으로 봉사하면서 느낀 일입니다. 사목자에 따라서 어떤 경우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본당의 꽃이라고 하여 환영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환영을 받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레지오를 본당의 꽃으로 보아 준다고 하여 우쭐댈 필요도 없고, 또 핍박을 당한다고 해서 서운해 하거나 억울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레지오는 단원들의 성화를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레지오는 가톨릭교회가 공인한 사도직 단체이며, 레지오 정신은 성모마리아의 정신이고,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 단체이며,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봉사단체입니다.
사목자가 인정을 해주던 도외시(度外視) 하던 그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낮은 자세로 묵묵히 복음을 실천하다보면, 오작교가 되어 주신 예수님께서 사목자와 레지오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실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우리 시흥5동 성당 레지오에 겨울을 녹이는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주임신부님께서 본당의 중요한 일에 레지오를 많이 찾고 계십니다. 냉담교우 권면 활동, 견진교리 권면 활동, 예비신자 교리반 봉사, 본당 청소와 미사 안내봉사에 관한 관심사 등 많은 일들을 레지오에 협조를 해오고 계십니다. 이는 레지오를 그만큼 신임(信任)하고 계시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이 모든 변화가 다름 아닌 우리 단원들의 꾸준한 기도와 헌신봉사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통하여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본당 행사나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 천사를 닮아가는 레지오 단원이 되도록 합시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은총 충만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