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보다 인술

2008. 10. 6. 오후 10:58:47

글자
의술보다 인술
 
단지 환자만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있었다. 바로 장기려 박사다.
박사가 부산 복음병원의 원장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복음병원에는 가난하거나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들이 그에게 진찰이라도 받아보고 죽겠다고 몰려들었다. 하지만 막상 치료를 받고 나면 치료비와 약값을 낼 형편이 못 되는 환자들 때문에 자신의 월급에서 대신 갚아주느라 그는 늘 가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늦게 그의 방에 한 청년이 찾아왔다. 청년은 몹시 불안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는데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무슨 급한 일이 있기에 이렇게 늦은 밤에 나를 찾아왔나요?
 
그가 부드럽게 묻자 청년은 용기를 얻은 듯 더듬거리며 말했다.
 
사실 저의 어머니가 수술을 해서 살아나셨습니다. 그런데 치료비 때문에 퇴원을 못해서…. 어머니를 퇴원시켜 주시면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돈을 나중에 꼭 갚아드리겠습니다.
 
청년은 큰 소리로 울며 애원하였다. 그러자 한참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던 그가 청년의 두 손을 꼭 잡아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왜 이리 소란스럽게 합니까, 이런 얘기는 조용조용하게 해야지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요? 당신이 언제 나갈 건지 내게 알려주면, 그 시간에 맞춰 내가 병원 뒷문을 살짝 열어 놓을 테니 조용히 나가시오. 대신 조건이 있소.
 
청년이 무슨 조건이든 다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문을 열어줬다고 소문을 내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앞으로 아무도 도와 줄 수가 없게 됩니다. 그것만 지켜주면 됩니다.
 
훌륭한 사람이 저지르는 잘못은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것이야말로 하찮은 사랑의 진실보다도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니체-
 

장기려는 한국 최초의 의료보험 조합인 청십자 의료보험 조합을 만들었다. 언제까지나 병원 무료진료가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북유럽의 의료보험 제도를 본딴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탄생시켰다. '건강할 때 이웃 돕고 병났을 때 도움받자'는 표어를 내걸고 주변의 몰이해도 감내해야만 했다. 오로지 가난한 환자를 위한 사랑과 기도로 이뤄진 진료의 공동체를 만든 것이다.
(인터넷 자료)

댓글 3

  • 2008년 10월 7일 오전 12:31

    장 기려 박사님 정말 존경 합니다.도움은 정말 아름답네요.

  • 2008년 10월 7일 오전 7:25

    요셉형제님! 본당카페에서 매일 만나게 되니 항상 옆에 함께 있는 것 같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항상 몸 건강 하시길, 그리고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기도드립니다.

  • 2008년 10월 11일 오후 8:40

    저도 약 25~6년 전에 부산진역 부근(부산 침례병원 건너편으로 기억됨)에 있는 청십자의원(원장 장기려)에서 생명보험급 지급 업무 관계로 장기려 박사님과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강직한 분이셨고, 어려운 분들에 대한 배려가 대단하신 분이셨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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