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인 수녀의 추모기도
사랑의 하느님 오늘은 가장 짧은 말로 가장 깊은 기도를 바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 참으로 많이 사랑하였고 많이 사랑받아 행복했노라고
겸손히 고백해온 우리의 어머니를 받아주십시오.
흐르는 눈물이 강이 되고 녹지 않는 그리움이 얼음꽃으로 피어있는
우리 가슴 속 깊디 깊은 슬픔도 헤아려 주십시오.
황망히 먼 길 떠나느라 일일이 작별인사 못하여
가슴에 파랗게 멍이 들었을 우리 어머니의 마지막 침묵도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한 더 애절하고 애틋한 봉헌기도로 받아주십시오.
자비로우신 하느님 늘 약자를 배려하고 손 잡아주셨던 어머니처럼
우리도 언제나 속이 깊고 마음이 넓은 애덕의 사람들이 되도록 은총 베풀어 주십시오.
헤어짐의 슬픔을 그저 울고 또 우는 것으로 밖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우리의 나약함을 굽어보시고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성인의 통공 속에 더 아름답고 더 꿋꿋한 믿음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셔 주십시오.
우리의 감은 눈을 뜨게 하여 주십시오.
생명의 하느님
진실하고 따듯하고 지혜로운 모습으로 지상의 소임을 다하고
눈 오는 날 눈꽃처럼 깨끗하고 순결하게 한 생을 마감한 우리 어머니를
이 세상에 계실 때보다 더 행복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드려도 되겠지요.
근심도 고통도 없는 지복의 나라에서 편히 쉬게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조금만 사랑해도 우리 마음에 고운 길을 내어 주시는 놀라움 고마움 새로움의 향연
아직도 끝나지 않을 우리의 기다림
앞으로 이어질 감사의 마음으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기도의 마음이 피워내는 꽃으로 봉헌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이토록 아름답고 훌륭한 어머니를 보내주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우리를 이토록 행복하게 해 주셨던 어머니 고맙습니다.
우리의 사랑 속에 안녕히 가십시오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