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해(太陽)가 말했습니다.
“나뭇잎은 초록색이야.”
그런데 달(月)이 나뭇잎은 은색이라고 우겼습니다. 다시 달이
“사람들은 늘 잠만 잔다.”
그러자 해가, “아니야, 그들은 언제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달은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그 때 바람이 지나가다가 그들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둘 다 쓸데없는 논쟁들을 하고 있구나!”
하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나는 낮에 해가 떠있을 때도, 밤에 달이 떠있을 때도 불지. 해가 빛을 비추는 낮에는 해가 말한 대로 땅이 시끄럽고,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나뭇잎은 초록색이 된단다. 그러나 달이 빛을 비추는 밤이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지지. 사람들은 잠을 자고 온 땅이 고요해지며, 나뭇잎은 은빛이 된단다. 너희들은 모두 진실을 알고 있지 못한 거야.”
내면과 외양, 사물은 그 실제가 아니라 나타나는 모습으로 통용됩니다. 우리의 눈은 외양만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면을 숨기고 겉으로 정직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에게 속기도 하나 봅니다.
첫인상이 특히 그렇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 첫인상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상상해버리니까요.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 중의 하나입니다. 다채로운 인간의 모습에서 내면을 주시하기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내가 접하는 사람을 깊이 알고자하면 편견을 버리고 꾸준히 지켜보는 일입니다.
저희 본당 주임신부님과 말씀을 나누다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언젠가 전례를 보는 분이 실수를 많이 하여 미사 시간에 신자들이 분심이 드는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분이 실수도 없이 전례를 매끄럽게 잘 보시는 것을 보면서, 기다림에서 내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것은 양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마치 전부인 것처럼 취급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의 착각은 쉬우나 그것을 되돌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외양보다는 내면을 직시할 수 있는 지혜를 키워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