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010. 8. 5. 오전 11: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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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단원중 형님댁에 오늘은 마음 먹고
92세 된 시노모께서 2주전 곡기를 끊으시고 물만 드신다기에 선종하시기 전에
 방문을 하였지요. 
도착하자마자 기도를 드리고 단원중에 막내인 소피아가 미용을 해서 그런지 
당장 시노모께 머리를 잘라 드리자고 제안을 해서 제가 옆에서 누워계신 할머니 목을 가누고
소피아는 머리를 예쁘고 깔끔하게 잘라 드렸습니다.
 
몸에 열이 오르니 할머님께서는 추우실거고 선풍기 하나 틀 수 없으니 몸에
삐질 삐질 진땀이 흘러 얼굴은 확확 달아 오르는데 순간 인내를 요하더군요. 
갱년기 증상도 있고 더운 몸을 안으려니 참~~
어쩌다 한번 해 보는 일이니 손에 익숙하지 않아 힘이 듭니다.
 
때 마침 형님 동서 내외가 오셨길래 목욕은 그분들이 해 드리라 하고 우린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며칠 후,
저녁에 시노모께서 선종하셨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여러 단체들에게 알리고 다음날 우린 서울성모병원으로 연도를 드리러 갔습니다. 
많은 연령회 단원들과 구역식구들 레지오 단원들이 입관과 장례미사를 함께 드리고 
보면서 흐믓했습니다.
 
꼭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우리의' 계' 나 '두레' 같은 모습이었지요^^ 
상부상조하는 모습이 미덕으로 전해 내려오는
천주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모습들이지요.
 
다음 날, 
 
아침부터 출관예절과 장지동행을 위해 우리들은 일찍 병원으로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모습을 뒤로하고 달리는 차에 몸을 싣고 벽제로 향했습니다. 
더운 여름 날씨지만 아침 일찍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차창밖으로 보이는 잘 정돈된 
한강 둔치의 공원들은 흡사 외국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세련된 모습의 강남이라서 그런지 약간의 질투도 나더군요.
서울이 참 잘 정리 되어 가고 있었구나 하고 느끼면서 말이예요.~~ 
 
이렇게 나날이 발전되어 가는 도시를 보면서 잠깐,  
"이렇게 좋은 세상을 놔 두고 저 세상으로 가고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문득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세상사람들의 생각을 해 보면서 말이예요.... 
 
이게 끝이라면 얼마나 허무할까 하고 ~~ 
그러나 우린 이게 끝이 아니니 하느님을 뵈러 가는 모습을 상상을 하면서
 
자유로를 지나 승화원에 도착을 하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나는구나 하고 잠시 생각에 
머물고 있는데 젊은 여자 세 분이 눈이 퉁퉁 붓고 애닳게 울고 있으며 몸을 가눌 수 없는 설움에 
남편이 업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지금 가시기에는 너무 아까운 나이에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구나 하고 짐작을 했습니다.
 
딸들은 참으로 서럽게 우는데 그곳에서도 며느리가 되는 사람들은 단박에 
돌아가실 분이 돌아가셨나보다 할 정도로 담담해 보이기도 합니다. 
역시 피붙이들은 틀린가 봅니다.
 
화장을 하는동안 살아있는 사람들은 허기를 달래러 밥을 먹으러 가면서
그런거 보면 삶과 죽음은 하나 입니다. 
동일 선상에 놓여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식사를 하고 한줌의 재가 되어 나오는 동안 묵주기도를 바치고나니 바로 고인의 유골함을 모시고 
납골당이 있는 선산으로 향했습니다.
 
바람에 일렁이는 벼들이 물결을 이루고 모처럼 달리는 차에 도심을 벗어나니 
여행을 온 기분도 들었습니다.
 
안성에 도착해서 유골함을 납골당에 안치를 한 후 우리들은 버스에 먼저 와 있었습니다. 
내리쬐는 뙤약볕은 없었지만 후텁지근한 바람이 숨을 턱턱 막히게 합니다. 
논길을 따라 걷는 길은 생각해 보면 추억의 길입니다. 
제가 어릴적에는 서울에도 변두리에는 논밭이 많았으니까요~~ 
이렇듯 하루가 보람되었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황영윤 베드로)가 생각났습니다.
요 며칠 후 시원해 지면 엄마 모시고 청아공원 천주교 묘지에 안치된
아버지께 찾아 가 뵈야겠습니다.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가신 고인들을 위하여 기도 부탁드립니다.
 
 
 
 
 
 
 
 

댓글 2

  • 2010년 8월 5일 오후 1:41

    수고하셨습니다. 개신교 장로님이 그러시데요. 천주교 장례예절 만큼은 존중한다고요. 오래전 현 총회장님이신 한요셉 형제님과 교우 할아버지 목용 봉사를 한 일이 생각납니다. 자식들은 불교신자였는데, 몇 년을 부모님 모시듯 해 정이 들었었는데, 어느 날 선종하셔 장례 후 입교권면을 위해 그 댁을 방문했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차갑게 대하는 것입니다. 다음에 안 사실이지만 연령회에서 사례비를 요구했었다고 하데요. 다된 밥에 재를 뿌린 샘이었어요. 특히 종교가 다른 분들은 잘 모셔야 전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2010년 8월 5일 오후 4:27

    연령회 회원뿐만 아니라 레지오단원 우리신자 모두 정말 조심해야 하겠더라구요. 삼삼오오 모여서 집안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고 더더군다나 사례비는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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