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구나.
용욱이는 어떤 꿈을 품고 새해를 맞이했니.
네가 쓴 글 읽고 또 읽었어.
용욱이가 어떤 아이인지 많이 궁금하고 보고 싶구나.
글 솜씨가 참으로 대단하구나.
글 한줄 한줄이 모두 놀랍다. 네가 처한 삶의 구석구석을 관찰하며, 온몸으로 느끼며 아프고 기쁜 마음을
잘 표현한 네 마음이 사랑스럽고 대견하구나. 그리고 미안하고 부끄럽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 읽는 사람 그 자신을 깊이 돌아보게 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말이 있지.
네 글이 슬픔에 젖은 엄마를 변화시키고, 동화작가 할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였구나.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렸을 것이라 생각해.
글을 읽으며 이제 열 살인 네가 가슴에 담겨진 슬픔, 기쁨을 하느님에게 모두 드러내놓는 네 맑고 투명한 마음이 놀랍고 사랑스럽구나.
'라면박스' 같은 작은 방, 벌집의 붐비는 공동화장실, 방세와 한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여유없는 생활,
한 집안의 가장으로 힘겨운 슬픈 엄마와 할머니를 곁에서 보는 것이 열살 용욱이에겐 얼마나 벅찬 일일까. 그래도 넌 작은 일에도 크게 감사하며, 그것이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구나. 평생 교회의 종지기로 가난과 겸손으로 살면서, 동화작가로도 유명한 권정생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용욱이를 참으로 사랑하셨을 것 같아.
용욱아, 네 마음에는 깊고 맑은 호수가 담겨 있구나.
너는 일상의 슬픔 가운데서도 기쁨을 찾을 줄 알고,
네 안의 미움을 바로 녹여낼 줄도 알고,
네 마음의 양지와 그늘을 잘 표현할 줄도 알고,
작은 도움에 크게 감사할 줄도 알고,
어린 네가 어른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도 알고,
작고 큰 어려움을 하느님께 다 말씀드리고, 감사할 줄도 아는 구나.
가난의 고통은 그 고통에 무심한 세상의 차가운 시선들 때문에 더 아프게 느껴지게 된다.
이웃과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예수님을 아프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랑은 가진 게 많아서가 아니라, 이웃의 아픔을 느낄 줄 아는 깨어있는 마음만 있다면 무엇으로라도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마음을 여는 배려와 나눔의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말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것 1%만 누군가의 희망을 위해 나눌 수 있다면 네 삶은 조금은 달라졌겠지.
이 추운 겨울에 얼마나 많은 '용욱이'들이 있을까 생각한다.
방학이어서 학교급식이 없어 끼니를 건너뛰어야 하는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생각한다.
넘치는 풍요속에서도 배고픈 아이들이 있는 이 부조리함이 부끄럽고 미안하구나. 어떻게 해야 찬바람을 맞으며 지내는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을지, 아이들이 가슴에 품은 꿈과 희망이 접지 않게 할지를 생각한다.
용욱아, 네 안에는 아픔을 견디는 강한 힘이 있는 것 같구나.
네가 겪는 가난의 슬픔에 주눅들지 않기를 바래.
그건 네 잘못도 엄마의 무능도 아니기 때문이야. 아이들에게 먹고 배우고 치료받는 일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하지 못한 지금, 네 안의 맑고 따뜻한 힘으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견디어 내렴.
네게 뛰어난 글솜씨를 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그 재능을 격려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줘.
만화영화 제작자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준 월트 디즈니는 '꿈을 추구할 용기만 있다면 모든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했지. 네 꿈을 따라가렴. 그 꿈이 네가 사는 이유가 되기를, 역경을 담대하게 넘어설 힘이 되기를 바래 . 용욱이와 같은 아이들이 꿈을 희망과 자부심을 키워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나도 힘껏 노력할게.
하느님은 어떤 경우에도 너를 사랑하는 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래.
나에게 사랑의 마음을 일깨워준 네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구나.
새해 첫날, 네 맑은 영혼을 위해 기도할께. 사랑해 용욱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