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의 자랑

2008. 11. 16. 오후 2:10:13

글자
 
 
저의 어린 시절 사진입니다.
어머니가 원피스 한벌을 사주셨는데 키가 커지자 웃도리로 입고
오빠가 입던 반바지를 입은 옷매무새입니다.
맨 위에 언니이지만 위로 오빠 그리고 남동생 사이에서 자라서
왜 나는 서서 오줌을 누지않고 앉아서 오줌을 누어야 하느냐
반항을 하다가 바지를 적셔서 혼이 많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보면 예쁘장한 여자아이인 듯도한데
그때는 내가 아주아주 거칠고 뚱뚱한 남자아이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의 조그마한 섬세함이나 내성적인 부분들을
스스로 무시하고 살아왔었습니다..내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러나 어느날 문득 내게도 아주 여성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는
글을 만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풀어내는 것이 아주 편안한 작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쟝르도 없고 연습도 준비도 없는 글
일기도 아니고 주절거림이며 그저 사적인 되뇌임 같은 이야기들을 써내려가면서
스스로 이 이야기들은 쓰레기라는 자괴감에 빠져서 붓을 꺾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몇년전 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작은 카페에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면서 말입니다.
 
그것도 읽어주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고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쓰고 또 써도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는 자신에게 실망도 했었지만
그러다가 문득 깨달은 것은 그 속에서 자신이 갈고 다듬어져서 평화를 발견하게 되는 일
스스로가 다듬어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물론 남을 의식해서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이 남과 더불어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기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고립된 일기장 같은 글들을 몇년 쓰다가 이곳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허풍을 떨고 다닙니다. 호주 멜버른에 팬클럽이 생겼다고..ㅋㅋ
댓글을 달아주시는 따스함과 정겨움이 고맙습니다. 별것도 아닌 소식들에게..
제게 팬이라는 말은 조금 과분합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이지요.
친구 신아도 그러하고요. 그러나 그것도 외국에서 이런 이야기..그것도 내 삶의 이야기들을
늘어놓아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의 맘씨가 정말로 따스하고 정겹습니다.
우리나라의 분들의 마음씨는 여전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조금 늦은 사람일 뿐이지만..그러나 이렇게 국제적(?)인 팬클럽이 생겼다는 허풍이
어린 시절에 문학도였던 놓쳐버린 희망에 대한 대리만족일런지..저를 상당히 행복하게 합니다.
아니 달아주시는 댓글과 생생한 정겨운 이야기들이 정말로 기쁩니다.
 
풀방구리 쥐드나들듯이 카페를 드나들면서 글을 실어대고
재미있는 사진을 구해서 실어대고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생활에 활력이 되고 즐거움이 됩니다. 외로움도 많이 가시게 됩니다.
같은 한국말을 쓰는 서울에서 이렇게 지낸다면 너무한가요?
그래도 고맙습니다. 이 카페가 요즈음 저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다시금 돌아가는 54일 묵주기도..마칠 수 있을라나..싶지만..아마도
그 응답 속에 이 속에서의 움직임도 들어있을라나..젖어서 행복해합니다.
 
 

댓글 8

  • 2008년 11월 16일 오후 7:11

    이렇게 귀여운 소녀였구나,, 무지개잡는 문학공부를 한 탓에 우리가 현실감이 좀 없긴 하지만,,, 네가 보내주는 신선한 이야기들에 감사하고 있단다. 그리고 우리 클럽회원들 모두 인간미 넘치는 분들이셔. 그대가 요즘 행복하다니 나도 행복하다오!

  • 2008년 11월 16일 오후 7:20

    귀여우셨네요. 언제나 따뜻하고 좋은 글 잘 읽고 있어요.

  • 2008년 11월 16일 오후 7:41

    짱~~~~~이어요.

  • 2008년 11월 16일 오후 8:28

    언제나 누님의 글 고맙고, 행복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이 소설이자 시이며 희곡 아니겠습니까? 나를 비추는 또다른 거울이 글이라 생각하면서 화이팅~~~

  • 2008년 11월 16일 오후 9:07

    그 참~~. 이럴땐 뭐라 써야 하나요. 그냥 ' 예 참 좋아요 함께 해 주셔서..." 아님 뭐 ' 우리 성가대 들어 오실래요?...' ㅎㅎ 행복하세요...

  • 2008년 11월 17일 오전 7:22

    저도 언니의 왕팬입니다. 잔잔하면서도 활기찬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꾸벅. 감사

  • 2008년 11월 17일 오전 11:54

    글을 또 삶을 우리와 함께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8년 11월 17일 오후 12:32

    소탈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시는 자매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꾸밈없는 글에서 진정한 자존심과 인간의 여유가 깃든 자유가 느껴 집니다. 늘 좋은글 고마워요.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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