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맛

2008. 11. 8. 오후 6:18:11

글자
 
 
아침에 아침밥 먹고
점심에 점심밥 먹고
저녁에 저녁밥 먹고
그렇게 하루는 흘러갑니다.
 
까치소리 깍깍 해는 저물어
언덕은 발갛게 물드는데
 
내가 죽기전까지
아침에 아침밥먹고
점심에 점심밥먹고
저녁에 저녁밥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몇년전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겨울방학 석달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집안에 틀어박혀 삼시세끼를
더운 밥을 해드린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쓴 글입니다.
 
아버지는 치매를 앓으시다가 세상을 떠나셨지요.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었고
우울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아픈 일이었습니다.
가까이 살면서도 달라져가는 사람은 더 아픈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귀찮고 힘들고 별별 마음이 다 먹어졌더랬습니다.
 
미래는 보이지 않고 버겁기만 한 시간들..
깨달은 것은 산다는 일이 삼시 세끼 밥먹고 살아가는 일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사는 일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산다는 일이 참으로 단순하게 받아들여지고 쉬워지더군요.
그 기억이 납니다.

댓글 4

  • 2008년 11월 8일 오후 6:26

    10년이라는 세월을 병원에서 보내셨던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자식으로서 죄도 많이 지었죠.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자식으로서 그것밖에 안되었던 사실이 너무 가슴아프네요.

  • 2008년 11월 8일 오후 8:10

    시아버님이 병환중이시라 한국에 가는데요...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식사하실 때 옆에서 말씀 붙이는 거라고 하네요...점점 말을 잃으셔서요.

  • 2008년 11월 8일 오후 9:50

    님의 시처럼 살았더라면..살수있다면..그 보편된 진리가 어찌도 어려웠던지..욕심이라는 번뇌에 쪄려서는 단순하기가 더 힘들었나이다.

  • 2008년 11월 9일 오후 1:57

    먹을 수 있는 것도 주님의 은총이지요, 항상 감사하며 삽니다, 아멘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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