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7. 오후 10:20:40

글자
 
비가 내립니다.
아지랑이 올라오는
촉촉한 땅위에
봄비가
살금살금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며칠씩 계속되는
장대비 되어
사방의 온 공기를
축축하게 적신다.
깊은산 산사에
내리는 한여름 비는
계곡마다 물안개 피우며
상념을 적셔줍니다.
 
비가 내립니다.
가로등 희미하게 졸고있는
그저녘 시간에
가을비 되어
내마음 언덕가에 차분하게
내립니다.                                             08.11.07
 
 
비에 대한 斷想
 
오늘은 모처럼 멜번에
하루종일 비가 내렸네요.
강찬氏는 바람을 좋아하는데
나는 비를 좋아 하네요.
멜번에서 맞는 비가 한국의 세계절에서
받았던 비에 比하여 다르다.
 
한국에서 느꼈던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精感있는 봄비도 아니고
시원하고 줄기차게 따르는
여름장마비도 아니고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차가운 공기의
가을비도 아니었다.
비아그라라도 처방을 받아야 할 정도로 힘이 없는
가는 빗줄기의 축 처진 비가
시도 때도 없이 왔다 갔다 하지요.
그러기에 그렇게 자주오는데도
년간 강수량은 보잘것이 없어요.
멜번에 내리는 비는
뒤뜰의 나뭇잎 사이로
소박하게 내립니다.
검츄리위에 앉아서
플륫을 튜닝하는 듯한 청아한
맑은 음으로 노래하는
부리긴 새의 등위에도
비가 내립니다.
 
동네 어귀마다 신록이
가득해서 좋습니다.
길가에 수목들이
새들의 놀이터 입니다.
앞마당에서 자주 만나는 까치
우는 소리도 특이한
종달새 닮은 이름모를새
살이 통통찐 까마귀
너무나 고운 색갈로
옷을 입은 앵무새
 
그래도 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운전할때 차창에 내려앉는
비를 안으며 듣는 음악이
맑은 날 듣는 음악보다 感味롭고
 
창가에 앉아서 커피 마시며
줄줄이 내리는 빗줄기에
더 짙은 커피향을 느끼고
 
저녁늦게 막 잠자리에 들어서
정원의 나무가지사이로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마음이 포근해 집니다.                                              08.11.07

댓글 6

  • 2008년 11월 8일 오전 10:24

    비오는 날 운전 조심하세요~! 감기두요~!

  • 2008년 11월 8일 오전 11:18

    빗소리 가까이 들으며 자려고 지붕 바로 아래에서 잡니다~

  • 2008년 11월 8일 오후 12:35

    전 비가 오면 우울해지곤 했는데, 이젠 많이 좋아졌네요. 행님 오늘도 일하시는데, 안전운전하시길...

  • 2008년 11월 8일 오후 4:52

    언제쯤이면 이곳 사람들처럼 비가 와도 태연히 걸어갈 수 있을까요. 인생은 결국 비와 함께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서, 아니면 둔(?)해서, 어느 쪽일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비 오는날에

  • 2008년 11월 8일 오후 5:26

    한국에서는 일단 비에 공해 불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불가 하지요. 그래도 여기사람들 비를 우산없이 그냥 맞으며 걷는것이 참 신기하기도 해요.

  • 2008년 11월 9일 오전 7:16

    아네스자매님도 비를 좋아 하시나봐요!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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