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요셉 신부님
신부님이 저쪽에서
걸어 오신다.
내게로 다가오신다.
포옹을 한다.
오랜만에 신부님 채취를
맡는다.
얼굴은 수척하신데
예전의
그 평화스럽고
자애로운 눈빛으로
말하신다.
조용히 미소를
지으시면서
그래 여러분들 잘 지내시지요
하고
하느님이 보시기에
내가 보낸 사제가
제대하고 서른셋에
때묻지 않은 첫걸음으로
맡은 본당이
멜번이었네.
그 첫 햇살 가득한
밝은 얼굴
저마다 아픔이 있는
이들에게
순박한 미소를 주었네.
나이든 만큼의 세월을
아집으로 가득 채운
신자라는 사람들과
영문도 모른채
맞딱뜨려야 했어.
이국땅에서
한국인이 외국인의 힘을 이용해서
교회권력을 정의롭지 못하게
악용해서
내가 보낸 사제를 내치기에
많은 세월이
필요치 않았어.
그이는
순수하게 그내침을
900여일의 그 혹독한
고통의 시간동안
홀로 껴 안으려
애를 쓰다가
멜번 교우들의 죄를
혼자서 안고 가기로
했다네.
우리의 모든것은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
이세상 우주만물 삼라만상이
하느님 손에서 나왔고
앞으로도 그분의 손에 달려 있다.
대문밖 나서면 황천길이란 말이 있지요.
우리는 누구도
잠시 뒤 우리의 앞일을
알 수가 없어요.
내가 잘나서 지금 이렇게 숨쉬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니지요.
오만과 아집, 교만에 차있는 이들은
눈떤 장님이고 귀머거리와
다를바 없어요.
자신의 똑똑함이 눈과 귀를
막아 버리는 것이지요.
지금 멜번에
천둥과 번개가 치고 있어요.
하늘에서 내리는 굉음과 섬광이
그들에게는 들리지가 않아요.
하느님이 내리시는
심판을 그들은 뒤늦게
깨닫게 되겠지요.
08.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