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재소자의 고백

2008. 12. 30. 오후 10:47:20

글자

그 날은 미사가 없었습니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끝내고 상을 차렸습니다.

하얀 백설기는 아직까지 김이 모락 모락 났고, 준비한 선물은 예쁘게  포장하여 한 켠에 두고

"이번 달에 생일이신 분 "  

미사포를 얼굴 깊숙이 내려 쓰고 손에는 수갑을 몸은 포승줄에 묶인 자매님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바로 오늘이 제 생일 입니다." 하며 아직 따뜻한 백설기를 두손으로 받아 들고 흐느껴 울었습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이런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살인을 한 것입니다. 우리모두는 쏟아져 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여기 저기서 끅끅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형수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박노해시인이 했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여러분 그분들을 가르치려하지 마십시오. 그분들이 여러분들 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여러 종류의 신문을 읽으며

개,천, 불(개신교, 천주교, 불교,)교리는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억울하게 갇힌자 도있습니다.

그 분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려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그분들이 만나게 하십시오."

작은 백설기의 따뜻함이 여러개의 빗장으로 꼬옥 잠긴 재소자의 마음을 열고 그 안에 계신 예수님이 우리를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고백했습니다. 잘못을

우리 안에 계시는 예수님이 우리의 온갖 탐욕과 이기심에 가려져있는 마음의 문을 열고

그 재소자와 만나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장애자, 보잘 것 없는이, 환자,들안에서만 예수님을 만나려 하는 것은 아닐까요?

분명 아닐 것입니다. 바로 이웃과 친구 가족안에서 정말 작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로 혹은 작은 배려로

용기와 희망을 주리라 믿습니다.

 

 

댓글 8

  • 2008년 12월 31일 오전 8:46

    teresa님....가슴으로 전하는 정말 작은 따뜻한 말 한마디에는 주님께서 함께 하심입니다...늘..건강하시기를 바람니다

  • 2008년 12월 31일 오후 3:49

    감사해요. 변옥영 데레사 예수님!

  • 2008년 12월 31일 오후 4:09

    말 없는 실천으로 말 한 마디에도 진실이 묻어나는 자매님 존경합니다.

  • 2008년 12월 31일 오후 8:38

    데레사자매님! 재소자들과 그렇게 진한 사랑을 나누며 봉사를 해온 그대에게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길.....^^* 사랑합니다. 데레사자매님!!

  • 2008년 12월 31일 오후 10:31

    교정사목을 했던 자매님의 관심과 배려가 수감자들의 마음을 녹여 주었을 것입니다...그 경험이 큰 사랑의 실천일 테구요...

  • 2009년 1월 3일 오후 5:43

    우와~이렇게 가슴 뭉클한 감동의 글을... 조용히 주님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마음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힘을 얻었을까 그려봅니다. 좋은 나눔 또 기대해 봅니다.

  • 2009년 1월 5일 오전 11:55

    그리스니나에게서 자세한 말씀 잘 들었는데요,정말 대단하십니다.데레사! 편안한 삶 되세요!!

  • 2009년 1월 6일 오전 12:26

    데레사 최고! 진작 이렇게 좋은 글 좀 올리지 그랬어용. 나도 데레사 덕분에 난생 처음 서울구치소란 델 다 가봤네. 흥겹게 노래부르는 재소자들을 보고 가슴 뭉클했는 데... 나를 내세우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사랑으로 관계할 때 예수님은 더욱 빛을 발하십니다.

우리들 나눔터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