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미사가 없었습니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끝내고 상을 차렸습니다.
하얀 백설기는 아직까지 김이 모락 모락 났고, 준비한 선물은 예쁘게 포장하여 한 켠에 두고
"이번 달에 생일이신 분 "
미사포를 얼굴 깊숙이 내려 쓰고 손에는 수갑을 몸은 포승줄에 묶인 자매님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바로 오늘이 제 생일 입니다." 하며 아직 따뜻한 백설기를 두손으로 받아 들고 흐느껴 울었습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이런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살인을 한 것입니다. 우리모두는 쏟아져 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여기 저기서 끅끅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형수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박노해시인이 했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여러분 그분들을 가르치려하지 마십시오. 그분들이 여러분들 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여러 종류의 신문을 읽으며
개,천, 불(개신교, 천주교, 불교,)교리는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억울하게 갇힌자 도있습니다.
그 분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려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그분들이 만나게 하십시오."
작은 백설기의 따뜻함이 여러개의 빗장으로 꼬옥 잠긴 재소자의 마음을 열고 그 안에 계신 예수님이 우리를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고백했습니다. 잘못을
우리 안에 계시는 예수님이 우리의 온갖 탐욕과 이기심에 가려져있는 마음의 문을 열고
그 재소자와 만나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장애자, 보잘 것 없는이, 환자,들안에서만 예수님을 만나려 하는 것은 아닐까요?
분명 아닐 것입니다. 바로 이웃과 친구 가족안에서 정말 작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로 혹은 작은 배려로
용기와 희망을 주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