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 해설] 14. 숨겨진 보물의 비유

2005. 7. 29. 오전 8: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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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숨겨진 보물의 비유 (마태 13,44)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비슷하다. 어떤 사람이 그 보물을 발견하자,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해설] 이 비유가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는 것은 하느님 나라가 순전한 선물로 부여되지만 그저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서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선물을 부여받는데 따르는 필수적인 요건은 그것을 남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비유는 포도원 일꾼들의 비유와 상호 보완관계를 이룬다. 우리는 이 이야기들 속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순수한 선물로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받는다. 이 비유는 우리가 일단 하느님 나라를 부여받으면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눠야하는 의무도 아울러 걸머지게 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비유는, 주인이 돈을 맡긴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그 돈을 빌려주어 이자를 받는데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기 싫어서 그냥 땅에다 묻어두는 달란트 비유와 유사하다. 그 사람은 쓸모없는 종으로서 단죄를 받는다. 하느님은 탕자의 아버지처럼 우리가 무슨 짓을 하든 항상 우리를 도로 받아들이신다. 하느님의 아낌없는 베풂은 한이 없다. 하지만 바로 그 선하심에는 위험의 감수가 따른다. 그 위험이란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를 얻거나 구하느라 한 일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이를 값싼 은총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 보물에 대한 진정한 응답은 나날의 하느님, 평범한 이들의 하느님, 불결한 이들과 우리가 판단하기에는 추문거리로 보일 지도 모르는 어떤 것 안에서 하늘나라를 드러내 보이시는 하느님을 발견하는 일이다.

 

영적순례가 하나의 내적 보화가 될 때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기도와 침묵과 고독에 할애하고 싶어 한다. 세상의 걱정거리로 마음을 어지럽히려 하지 않는다. 이런 소망은 별로 나쁠 것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등 이기적인 목적에서 우리 마음의 평화를 견지하려고 그런 노력을 한다면 하느님 나라의 일차적 책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소치이다.

 

숨겨진 보물의 비유는, 만일 우리가 하느님 나라라는 무상의 선물을 그저 우리 자신만을 위한 무엇이나, 평범한 일상생활의 의무들과 그 속에서 하느님 나라를 찾아내는 수고를 면제해 주는 무엇으로 취급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를 일깨워 준다. 하느님 나라라는 보물은 함께 나눌 때 그것을 움켜쥐는 장악력은 그만큼 커진다. 이 나라는 하느님이 아무래도 우리의 삶이나 기도 속에는 계시지 않는다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망상을 없앤다.

 

신앙은 기도의 심리적 체험과 일상생활의 기복 속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 속에서 우리가 부단히 하느님을 지향하도록 만든다. 무상으로 부여되는 보물에 응답하자면 이렇게 하면 된다. 만일 우리가 무슨 실수를 저지를 경우, 설령 그것이 일생일대의 대실수라 할지라도, 그로 인해 괴로움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느님이 관심을 가지시는 일은 결백을 주장할 권리들이 아니라 우리를 설득해서 서로에게 자비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수께서 드러내 보이고 있는 아버지는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며, 실패하는 우리를 다시 거두어들이는 일에 결코 싫증을 느낄 줄 모르신다.

댓글 2

  • 2005년 7월 29일 오후 11:02

    누구라도 이웃으로 받아들여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나눔의마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 2005년 7월 30일 오전 1:59

    선한 지향이든 악한 지향이든 그 실천에 대한 보상은 몇 배로 자신에게 되돌아 온다고 합니다. 달님반의 모든 형제자매님들을 위해 사랑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