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신부님이 가르치는 교리반에 직업이 엿장수인 예비자 한 분이 오셨는데, 어릴 적에 소아마비를 앓아서 다리를 몹시 절뚝거렸어요.
그 분이 입고 다니는 옷은 일 년 내내 똑같은 옷 한 벌이였습니다. 옛날 군복에다 염색한 옷인데 빨지 않아서 냄새가 지독하게 나요.
그러니까 교리반에 그 양반 만 옆에 오면 다른 쪽으로 다 슬슬 피해 가는 거예요...
베드로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으셨지요. 그리고 교무금을 책정 하였는데 삼만원을 책정하였습니다. 신부님은 깜짝 놀라셨답니다.
그 당시 그 본당에서 교무금 제일 많이 내는 신자가 사만오천원 내던 시절이었습니다. 신부님은 이천원만 내시라고 권했지요.
“아니 형제님, 무엇을 잘 못 알고 계시는데 베드로형제는 제가 보기에 이천원만 내도 하느님이 기뻐하실 거예요.”
“아니예요, 저 삼만원 낼 수 있어요. 신부님이 가르쳐 주셨잖아요.” “제가 무엇이라고 가르쳤는데요?”
“세례 받으면 식구 한사람 늘어난다고 가르쳐 주셨잖아요. 예수님께서 우리 집 제일 어른이 되셨으니까. 예수님 밥값 벌 수 있어요.
내 비록 다리가 불편 하더라도 열심히 가위질 하면서 엿장수 하면은, 하루에 예수님 밥값 못 벌겠습니까? 모아지는 대로 꼭 봉헌하겠습니다.”
베드로씨는 정말 정확하게 30일은 삼만원을 봉헌했고, 31일은 삼만천원의 교무금을 준비해서 봉헌해 주셨습니다.
그 본당 4,500명 신자 가운데 예수님이 우리 집 주인임을, 한 가족임을 깨닫고, 예수님의 밥값을 번 신자는 그 행색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베드로씨 한 분 뿐이었습니다.
미사를 드릴 때 베드로씨는 사람의 눈에 잘 띄지도 않았습니다. 늘 기둥 뒤 구석에 앉아서 조용한 모습으로 미사를 드렸고, 평화의 인사를 할 때도 아무도 그에게 시선 주는 신자가 없었어요.
아는 신자들끼리만 히히낙낙 거렸지 그 구석에 쳐 박혀있는 그에게 눈길 한 번 주는 신자 없었어요.
어느 날 베드로씨가 신부님한테 “신부님! 제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신부님! 저희 집에 초대해서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은데 저희 집 같은데도 오실 수 있나요?” “아이고!! 그럼은요.” 라고 말하면서 허락을 했답니다.
그 분은 산동네에 사셨는데 올라 가 보니까. 머리 숙이고 들어가는 아주 작은 집이예요. 방 한 칸에 다섯 식구가 살고 있는데 사제가 온다고 하니까 그 전날에 도배를 전부 했어요.
옷 걸기도 좁은 작은방인데 방 한쪽에 ‘지성소’를 만들어서 하얀 도화지를 벽에다 붙이고, 그 도화지 위에 예수님 십자가 고상을 걸고, 성지가지도 꽂고,
그 밑에는 예수성심 상본, 성모성심 상본 액자를 걸어놓고, 그 밑에 성모님 상을 모셔 놓았습니다. 그 좁은 방에.....
밥이 나왔습니다. 밥을 들려고 하다가 신부님이 주춤 했지요. 신부님 앞자리에 은수저가 놓아져 있고, 국이랑 밥이 있고, 상 앞에는 아주 좋은 방석이 있었어요.
신부님이 음식을 먹으려고 하다가 “또, 누구 오시기로 했나 보지요?”라고 물었습니다. 베드로씨는 “신부님! 기도하고 드세요.”
"그러면 이것은 누구 자리입니까?”라고 신부님은 다시 질문을 했지요. 그랬더니 베드로씨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이 자리는 예수님 자리지요!”
그 분은 세례 받은 그 날부터 예수님은 우리 집의 주인이시고, 우리 가족이라는 것을 눈금만큼도 의심치 않고 믿으면서 밥 풀 때마다 예수님 밥을 펐답니다.
국을 펐고, 은수저를 놓아 들였데요. 베드로 형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게 그 말씀을 하셨어요.
신부님은 그날 너무너무 부끄러워서 밥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귓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도망쳐 나왔다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씨를 신부님이 가르쳐서 세례를 주었지만 베드로씨 한테 큰 교훈을 얻었다고 신부님은 고백하십니다.
베드로형제는 그 후에 고물상을 차려서 너무너무 잘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으며, 지금은 그 본당에서 부회장 직책을 맡아서 많은 활동을 하신 답니다.
우리들도 성령에 대한 뜨거운 체험으로 늘 깨어있는 신앙인으로 거듭 나도록 노력합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