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지기/ 전 헤례나 수녀

2012. 8. 1. 오후 3:31:55

글자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교회공동체의 일원이지만 또한 사회공동체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 속에 살고 있기에,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다음의 실화를 통하여 우리의 삶의 방향을 짚어보자


알프스 동부의 조용한 숲 속에 살고 있던 샘물지기 노인의 이야기이다. 그 노인은 한 시의회 의원이 고용한 샘물지기로

산속 틈새에서 솟아 나오는 샘물에 의해 만들어진 작은 호수를 청소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 호수는 마을 전체에 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수원지였다.

그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정기적으로 호수 주변의 언덕들을 순찰하며 나뭇잎들과 가지들을 정리했고,

물의 흐름을 막아 호수를 흐리게 만드는 침전물들을 제거해 주었다.

점차 그 마을은 휴가를 즐기는 이들에게 좋은 곳으로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그 맑은 호수에는 우아한 백조들이 떠다녔고 근처에 있는 다양한 물레방아들이 밤낮으로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으며

늪지들은 비옥했다.
주변 건물에서 내다보이는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시의회 연중 모임이 소집되었다.

예산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예산 담당 의원은 자신이 잘 모르는 샘물지기에게 봉급이 지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소리쳤다. “이 노인은 누구입니까? 왜 매달 그에게 돈을 주는 겁니까?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그 언덕을 배회하는 낮선 사람이 우리에게 아무런 유익도 주지 않는다는 사실뿐이예요.

그 사람은 더 이상 필요없어요!”


그래서 그들은 만장일치로 노인을 해고했다.
몇 주 동안은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런데 초가을이 되자 나뭇잎들이 떨어졌고, 작은 가지들은 부러져 호수 속으로 떨어졌다.

그것들은 물살의 빠른 흐름을 막았다.

그러던 어느 날 몇몇 사람들은 호수가 약간 누르스름한 빛이 된 것을 보았다.

그 후 며칠이 지나자 더욱 짙어져서 호수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광객들과 함께 백조들은 사라졌다.
질병과 병충해 등 이상한 현상들이 마을에서 일어났다. 당황한 시의회는 급히 특별 회의를 소집했다.

자신들의 판단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을 알게 된 그들은 다시 그 샘물지기를 고용했다.

그리고 몇 주 내에 호수는 생명을 되찾았다. 그리고 주변 마을들에는 다시 깨끗한 물이 흘렀다.


이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직접 관계가 있는 생생하고 현실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 마을의 샘물지기는 이 세상의 그리스도인들을 의미한다.

어둠을 비추어 주는 한줄기 빛과, 맛을 내고 상하지 않게 하는 약간의 소금은, 불필요하고 힘이 없어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들을 통해서 세상이 부패하지 않도록 하신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가정, 직장,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얼마나 빛과 소금을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반성해 보면서,

그래도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살 맛 나고 따뜻하다.


 

 전 헤레나 수녀
 

댓글 1

  • 2012년 8월 3일 오후 4:30

    무더위에도 잘 계시리라 믿습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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