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성모님께 봉헌 합시다.
새해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중반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봄인가 했더니 저만치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여 세상이 온통 축제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 단원들도 아주 특별한 축제를 즐기게 됩니다.
각 본당마다 성모 성월을 맞이하여 우리 마음을 가장 아름답게 꾸며서 성모님께 봉헌하는 성모의 밤 행사를 합니다.
올해 다시 성모 성원을 맞이하면서 특별히 몇 가지를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혹시 매년 돌아오는 행사이다 보니 성모의 밤 행사가 어쩌면 겉치레로 흘러가는 것 아닌지요?
성모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선물은 무엇일까요? 성모님께 드리는 장미꽃 한 송이보다
성모님 정신으로 올곧게 살아가는 삶을 봉헌하는 것이 그분을 제일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 아닐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어려움과 시련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왜 나에게만 이렇게 시련을 주시느냐고 하느님께 원망하고 성모님께 투정을 부립니다.
그리고 즐겁고 기쁜 일이 있을 때에는 자기가 잘나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감사할 줄 모르고 우쭐 댑니다.
그런데 단원 여러분, 기쁘고 즐거울 때에는 성모님의 겸손을 생각하고,
슬프고 외로울 때에는 성모님의 고통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내 뜻대로가 아니고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 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라고 하신 성모님의 순명을 되새겨 봅시다.
우리 이웃의 아픔을 볼 때에는 성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그들과 함께 울어주는 사랑의 샘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악마가 우리 마음에 악의 씨앗을 뿌리려 할 때에는 성모님의 순결을 생각하고,
어려움과 역경을 당할 때에는 성모님의 인내심을 생각하며, 성모님께 온전히 의탁하여 보십시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로 예기치 못한 일에 부딪힙니다.
이럴 때 우리도 성모님이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를 받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신”(루카 1,29) 것과,
또 태어난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목자들에게 들은 모든 사람이 놀라워하였으나 “마리아는 이 모든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2,29)라는 성구처럼 항상 하느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면서 묵상하는 성모님의 지혜를 배워보면 어떨까요?
성모님처럼 굳건한 믿음으로 쉬지 않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레지오 단원이 되도록 노력하여 보십시오.
우리는 자주 신앙을 대가로 하느님과 협상하려 드는 우를 범하곤 합니다.
아들을 좋은 대학에 합격하게 해 주시면 열심히 성당에 잘 다니겠다고,
남편 사업이 잘되어서 돈을 많이 벌면 그때 헌금. 교무금. 성당 건축 기금도 많이 내겠다고,
아픈 남편을 낫게만 해 주신다면 남편과 함께 열심히 성당에 나가겠다고....
당치도 않은 협상안을 하느님께 내어 놓고서 “하느님 어떻게 하실래요?”합니다.
내가 아닌 하느님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지요.
나부터 변해야 내 삶이 변하고, 내 가정이 변하고, 내 이웃이 변하고, 그래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조그만 내 삶의 변화가 궁극엔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내 얼굴 얼룩은 지우지 않고 거울만 자꾸 바꾸려 합니다. 그런데 거울을 바꿔도 내 얼굴 얼룩은 그대로인 것을 발견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 내 얼굴의 얼룩은 없는지 때때로 반성하고,
이제는 내 눈에 씌워진 색안경을 벗어버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맑고 투명한 눈으로 바라봅시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 성덕을 본받아 성모님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이럴 때에 성모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행동하고 생활한다면,
우리 삶은 조금씩 조금씩 성모님을 닮아가는 삶이 될 것입니다.
성모님은 이런 우리의 삶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이런 우리의 모습을 봉헌 하는 것이 진정 성모님을 기쁘게 해 두리는 것이며, 성모 성월에 드리는 가장 올곧은 선물이 아닐까요?
우리 레지오 단원 모두가 성모님의 향기를 간직하고, 그 향기가 살랑대는 봄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퍼져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성모님 향기로 가득한 세상,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레지오 단원들이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
박용준 안드레아/월간 레지오마리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