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의 은총// 이미영 젬마 수녀

2008. 10. 26. 오후 11:05:50

글자
묵주기도의 은총/ 이미영 젬마 수녀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 일생을 묵상하는 묵주기도는 정겨운 기도다. 또한 묵주기도는, 예수님을 낳아 기르셨고
예수님과 고통의 십자가 길을 함께 걸으셨으며, 지금은 그분과 함께 영광을 누리시는 성모님께서,
예수님 이야기를 하나하나 생생하게 들려주시며 나에 대한 그분의 사랑을 기억시켜 주시는 소중한 기도다.

마치 생명의 은인이 나를 어떻게 구했는지 목격자가 생생하게 들려주듯이, 예수님 탄생에서부터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까지 나에 대한 충실한 사랑을, 자세하게 들려주시는 어머니의 증언과도 같다. 그래서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길을 걸을 수 있는 묵주기도는 은총이며 사랑이다. 묵주기도를 드리다보면 분심이 들 때도 있지만,
성모님께서 들려주시는 예수님 이야기를 묵상하고 있노라면 너무나 깊은 사랑에 가슴 벅찰 때가 있다.

묵주기도는 예수님 일생을 묵상하고 관상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성모님께서 들려주시는 예수님 사랑을 이제는 내가 살아낼 때 예수님 일생은 더 빛나게 된다.
‘환희의 신비’에서는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육화의 신비를 내 삶으로 완성할 것을 당부하신다. 살아가면서 내가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갈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예수님 육화의 신비다. 육화의 신비는 마지못해 내려가는 약함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에서 자신을 봉헌하는 환희에 가득 찬 기쁨임을 가르쳐주신다.

‘고통의 신비’에서는 나에 대한 사랑의 절정을 보여주신다. 더 이상 줄 것이 없는, 목숨 바친 사랑의 깊이에 우리 삶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가슴 떨리는 진실을 알려 주시며,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가르치신다.

‘빛의 신비’에서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살리시는 성체성사의 유산을 기억하게 하시며, 더불어 천상 음식을 나누라 하신다. 그렇게 예수님 닮은 삶을 살았을 때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광을 함께 나누라고 ‘영광의 신비’에서 약속하신다.

내 나약함으로 신비를 놓치고 일상의 이기심에 묻힐 때도 있지만, 성모님은 늘 묵주기도 안에서 예수님을 향하도록 인도하신다. 묵주기도는 홀로 걷는 외로운 길이 아니라 어머니께서 손잡고 친절하게 인도하시는 복된 길이기에 은총 또한 충만하다.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난 사랑을 삶속에서 이웃과 함께 나눌 때, 은총은 더욱 빛나게 된다.

기도는 내 모든 어려움이 없어지기를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이 그분의 삶으로 변화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묵주기도를 드릴 때는 예수님의 일생을 관상 하면서 예수님께서 사신 삶을 살아낼 것이라는 각오를 해야 한다. 아무리 묵주기도를 많이 바친다 한들 삶이 변화지 않는다면 묵주기도의 은총은 커지지 않을 것이다.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내 안에 계신 그분이 매일 매일 조금씩 자라나도록 마음을 다시 정리해 본다. 그래서 어느 날 내 이기적이고 교만한 모습이 사라지고 그분의 모습이 내 안에서 빛나기를, 또 입으로만 성모송을 외울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그분을 만나 모든 약함을 씻어내고 맑은 모습으로 자신과 이웃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예수님과 성모님과 내가 만나는 묵주기도 시간이 나 자신과 세상이 성화되는 시간이 되도록 정성을 다해 바치자. 매일 내리시는 은총에 감사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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