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전상서~

2012. 2. 27. 오후 6:23:23

글자




신부님~ 축일에 성당 잔치한번 해주세요..

했다가 참으로 무안을 당했던 지난 주일날 이었습니다.

 

`그럼 맨날 일하던 사람은 또 일해야되고...뷔페를 부를지언정

그렇게는 안한다는 무뚝뚝한 표정의 신부님이 저에게는 다시한번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으로 ...저만치 가 있었습니다.

 

 

맨날 일하는 사람들도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안쓰럽게 보여도

봉사하는 사람들의 뿌듯함과 충만한 기쁨을 당신께선 너무도

잘 아시면서도...물론 함께 설거지통에 손담그지 않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인줄은 알겠지만...

 

 

요즘.. 제 자신이 설거지행사를 회피하고 있음에

도둑이 제발저린 꼴이되어 항변아닌 항변을 하고있나 보옵니다.

용서하십시오.

 

 

평소엔 더벅머리 시골총각만큼이나 순직하고 거리감없이 느껴지던

신부님 당신이 한번씩 무차별한 싸늘한 냉기섞인 말로 던지시면

성전앞 돌아서는 정다운 골목길마저 외면하고 싶어질때가 있습니다.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전해들은 말한마디..

그렇게 열심히 봉사를 하고 봉헌을 하는것도 다 내가 좋아서

하는것이며... 자신의 행복을 충족하기 위함으로 하는것인데..뭐..

라던 말은..

 

 

백번 지당할정도로 맞는 말이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공동체는

모자라고 거슬리고..때로는 넘쳐흐르는 것들까지도 함께 싸안고

가야할 위로하고 격려받아야 할 그런 하느님 운명 공동체임을

당신께선 몸으로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지요.

 

 

사제이며 목자이신 신부님 당신의 한마디 한말씀은..

많은 영혼들에게 무한한 힘의에너지와 반대로 끝없는 절망을 줄수도 있음을

아시는지요?

 

 

세속을 사는 우리네 가정사에도..

남편의 말한마디 한마디가 아내와 가족들을 지옥과 천국을 왕래하게

함을 살면서 깨달아가는데..

 

하물며 하느님의 사람이신 사제로부터 듣는 한마디 말씀들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겠는지요..

 

 

하오나 신부님 당신에겐 아흔아홉개의 보물또한 숨겨져 있음을

저는 잘 알고있습니다.

 

여리고 모자라는 것을 사랑하시고...실수 투성이의 모든 것들을

 

 

웃어주시며.. 너무 앞서 나가는것을 경계하시며..(거들먹 거릴까봐)

죽어가는 이들조차도 다정히 손잡아 주시는...

다정다감한 사제이심을...

 

 

이제껏 보아왔던 많은 사제들은 말씀도 아끼시고... 신자들과 멀찍이서

이야기하고...반짝거리는 깨끗한 구두에 예절마다 다른 색색의 제의들

챙겨입고...한결같은 근엄하고 거룩한 모습의 사제들이었는데..

 

 

정석현 베드로신부님...

우리가 주일마다 보는 당신은 두꺼운 안경너머로 반짝이는 눈과

회색으로 덥수룩한 머리칼..언제나 손에는 물호스든지 쓰레기봉투든지

난로에서 퍼낸 재담는 통을 들고 계신모습으로...

 

구겨진 윗도리에 김치국물 한두방울 떨어진 셔츠를 입고계신 모습을

관산동 가족들이면 한번쯤은 보고 웃으며 마음 짜~안 해했슴을 알고 계시는 지요?

 

 

우리의 사제에게 이 딴것들은 아무 문제거리도 되지않음을 예전엔 이해치 못했는데

지금에 와선 우리 또한 신부님 당신의 털털하고 격식없는 모습을 보며

차라리 평안해짐까지 느끼고 있는건 우리또한 사랑하는 한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음인지요?

 

 

작고 아기자기하고 꼬마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에도 너그러우신

당신은 2천년전 저 율법학자들의 일방적인 가르침과는 달리

서로 채워주고 나누어주고 보듬어 함께 하느님나라 가자라는

다함께 문화가 넘치고 또 넘치는 ....하느님 성전을 가꾸기위해

아홉 번은 참고 한번만 뿔내신다는것 또한 제가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술에 취해서 이성을 잃어가면서도

신부님~ 보고싶다.. 신부님한테 놀러가자며 12시를 넘긴

밤시간에도 당신의 문을 두드린다는 한 일화도 들어 알고있습니다.

 

그 또한 무엇을 뜻하는지도 알고있습니다.

 

 

신부님 당신은 참으로 따듯한 분이시란걸 말입니다...

 

 

2011년 베드로사도 축일과 사제서품 10주년을 함께

경축하는 이날 이시간이 당신께는 첫날의 떨림을 기억하는날 되시고

관산동 우리 모두에게는 당신과 함께 살았고 또 당신과 함께 살아 갈

내일이 있기에 가슴 벅찬 기쁜 날 되게 하소서.

 

 

아멘

                           2011.  0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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