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의 아름다움

2005. 7. 10. 오후 11:06:24

글자

 

필립 시먼스/ 김석희 옮김, 소멸의 아름다움, 나무심는사람

 

연 이틀, 내릴 때를 놓칠 뻔 했어요. 이 책 읽다가요.

아, 사는 게 이런 거구나, 이 정도는 살아 내야 산다고 말할 수 있는 거구나 싶어요.

필립 시먼스의 글을 읽으며 이 분이 인간의 품위를 높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느님의 모상이 뭘 말하는 건 지 알겠어요.

 

 이 책은 , 인생이란 우리가 소망한 것보다 더하기도 하고 덜하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만큼 오래 산 이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는 지상의 즐거움을 알았다. 방금 깎은 잔디밭에 내리쬐는 햇빛, 빛줄기에 흔들리는 나뭇닢, 아이들의 웃음 소리, 욕조에서 나오는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우리는 결혼생활이 쉰내를 풍기고 사회적 출세가 와르르 무너지는것도 보았다. 자식들이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로 죽어가는 것도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진수성찬과 굶주림의 이중성 너머에 또다른 무언가가 있는것도 언뜻 보았다. 그것은 말라죽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처럼 불완전한 삶에서 떨어지는 축복이다. 우리는 어두운 숲을 알지만 밝은 달도 알고있다. 이 책은 이 제3의 길, 상실을 '지나' 이제껏 한 번도 상상한 적이 없는 완전함과 풍요로움과 심오함으로 나아가는 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인간은 고집스런 동물이라서,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려면 강한 충격이 필요하다. 내 경우 그 충격은 고작 서른다섯살에 ALS(일명 루게릭 병)라는 불치병에 걸려 몇 년 안에 죽게되리라는 소식이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예언보다 오래 살았고, 내가 무척이나 유별난 곤경에 빠져있다는 느낌도 사라졌다. 삶이란 어차피 죽음을 앞둔 상태다. 언젠가 우리는,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1865~1939)가 말했듯이, 개개의 영혼이 "죽어가는 동물과 묶여있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자각하고 있든 아니든, 늦든 빠르든, 우리는 모두 죽어가고 있는것이다. 나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우리들 대다수가 회피하는 질문-"내 삶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에서 부터 "내 서랍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인가?"에 이르기 까지-을 세삼 다급하게 물어볼 기회를 가졌다. 그 질문을 통해서 내가 깨달은 것은,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을 좀더 충분히 자각하는 것이야 말로 좀더 충실한 삶으로 나를 이끄는 안내자였다는 점이다.

 여러분은 아마 육체적 또는 감정적으로 무언가를 상실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또한 행복에 대한 견해도 각자 나름대로 갖고 있을것이다. 이 책을 읽게된 계기가 무엇이든, 어떤 필요성 때문이든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이나 우연때문이든, 여러분이 내 이야기를 통해서 여러분 자신과 좀더 깊이 연결되었으면 하는것이 내 바람이다.

          저자의 머리말 중에서

 

 

 저자는 삶의 매 순간을 얼마나 깊이 바라보고, 또 그것을 얼마나 깊이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죽어가고 있는-물론 우리 모두 그렇지만, 우린 모르는 - 그가 사는 기술을, 멋지게 제대로 터득해 나가면서 그것을 우리에게 나눠 주고 있군요.

 고맙고 장하고 눈물나고, 몸둘 바 모르겠고 한편으론 용기도 나고......

 

그는 토머스 머튼, 가브리엘 마르셀, 마이스터 에카르트, 떼이야르 드 샤르뎅, 틱 낫 한 스님, 달라이 라마, 에머슨 등등도 얘기해 주고 있는데요, 우리들에게 한 깨달음을 줍니다.

 

 한 번 읽기엔 너무 되새길 얘기가 많군요.

읽는 동안 제가 `사람'임이 자랑스럽고 감사했습니다.

정말,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요.

`소멸', 그 `소멸의 아름다움'신이 주신 축복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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