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의 첫 번째 사랑-마크 트웨인

2005. 5. 29. 오후 8:08:56

글자

 

 

마크 트웨인 지음/ 이 상 옮김/ 안 미영 그림, 지상에서의 첫 번째 사랑, 문화사랑

 

누구의 사랑이야기일지 다 아시겠죠?

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예요.

-아담과 이브의 일기-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작가이지요.

`톰소여의 모험`은 어렸을 적에 동화로도 만화로도 재미나게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고 1 여름방학 때 세계명작으로 보았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요.

`미시시피강의 생활'도 있고, 그가 쓴 글들은 아주 재미있지요.

 

 이 책, ``지상에서의 첫 번째 사랑'은 첫 사람 `아담'이 쓴 일기와 그의 갈비뼈로 만들어진 `이브'의 일기예요.아담의 일기는 그렇다치더라도 이브의 일기를 읽다보면 마크 트웨인이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지 감탄하게 되더군요. 여자의 심리를 어쩌면 그리도 세세하게 잘 그려내는지요...  ㅎㅎㅎ. 웃음이 나와요.

 아주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마크 트웨인이 보는 남녀관계는 정말 돋등한, 대등한 관계예요. 오히려 여자인 이브가 남자인 아담을 리드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요, 이브는 그런 마음을 아담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네요.

 첫 만남에서도 아담이 이브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이브가 먼저 아담의 주위를 배회했다는군요.

 그리고 동물과 사물의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이브고요, 사물들에 대한 관찰, 실험, 불을 발견하는 것도 이브고요, 아이를 낳는 일도 아담에겐 완전히 비밀이네요.

 

 아담 할아버지와 이브 할머니의 일기를 살짝 훔쳐 볼까요?

 

 

아담의 일기

 

월요일

 

 긴 머리카락을 지닌 이 낯선 생물은 너무도 거추장스럽다. 언제나 내 주위를 배회하다가는 뒤를 따라오곤 한다. 이런 일은 정말 달갑지 않다. 같이 다니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과 같이 있어 주면 좋을 텐데.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고 동풍이 분다. 아무래도 우리들은 비를 맞을 것 같다. 우리? 어디서 이런 말을 들었더라. 아, 그렇군. 그 낯선 생물이 사용하던 말이지.

 

.........

 

월요일

 

 그 낯선 생물은 자신의 이름을 이브라고 했다. 그건 아무래도 좋다. 특별히 반대할 이유도 없다. 이름은, 내가 그것을 가까이 오도록 하고 싶을 때에 부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

 그것은 자신이 `그것'이 아니라 `그녀'라고 말했다. 그 말은 아무래도 괴이쩍다. 그렇지만 내게는 어느 쪽도 마찬가지이다. 그녀가 무엇이든 나와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만일 그녀가 홀로 제 갈 길을 간다면야. 그리고 수다만 떨지 않는다면.

 

 .........

 

수요일

 

 ..............

 그것이 어찌된 일인지 나는 알 수 있었다. 이브가 그 과일을 먹었고, 이 세상에 죽음이 생겨난 것이다.

 .......................

 그녀가 동반자로서 훌륭한 존재임을 알았다. 그녀가 없으면 나는 몹시 외롭고 맥이 풀리는 것이다. .......

 

 

십 년 후

  ...............................

 이렇게 몇 년이 흐른 뒤, 나는 애초에 이브를 오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에덴 동산 안에서 그녀 없이 사는 것보다는 에덴 동산 밖에서 그녀와 함께 사는 것이 나았던 것이다.  처음에 나는 그녀가 너무 수다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일 그 소리를 침묵시켜 내 생활 속에서 없애 버린다면, 나는 분명 애석한 마음이 들 것이다. 아무쪼록 그 `밤'에게 축복이 있기를. 우리를 서로 가까이 맺어주고 내게 그녀의 착한 마음과 아름다운 영혼을 가르쳐 준 `밤'에게 축복이!

 

 

다음은 이브의 일기예요. 이브는 아담보다 하루 일기의 양이 훨씬 길어요.

 

이브의 일기

 

토요일

 ...............

나는 또 다른 실험대상의 뒤를 밟아 보았다. 어제 오후의 일이다. 조금 거리를 두고 그것을 따라갔다. 그것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가능한 한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 것도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나는 그것이 남자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라고는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 모습이 아무래도 남자 같았다. 그것의 정체는 확실히 남자라고 생각된다............

 나는 처음에 그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그것이 돌아볼 때는 도망을 치곤 했다.......

 

다음 주 일요일

 

 한 주일 내내 그의 뒤를 쫓아다니며 그와 사귀어 보려고 애썼다. 그가 몹시 수줍어했기 대문에 나 혼자서 떠들어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그도 내가 옆에 있어주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친숙한 느낌을 주는 `우리'라는 마릉 ㄹ자주 썼다. 자신을 그 속에 포함시킨다고 하는 사실이 그를 즐겁게 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수요일

 .................

내게는 그가 갖고 있는 것과 같은 결점은 없다 나는 어떤 동물을 보면 순간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생각해 볼 필요조차 전혀 없다. 적합한 이름이 즉시 떠오른다. 마치 일종의 영감과도 같이. 의심할 필요조차 없는 영감이다............

 

일요일

 

 이제 나는 다시금 즐겁고 행복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며칠은 힘든 나날이었다. 나는 될 수 있는대로 그 기억들을 떨쳐 버라려 애쓰고 있다. 

 그를 위해 그 사과나무의 열매를 몇 개 따다 주려고 했다. 몇 번 팔매지릉 해보았지만 정확히 겨냥되지를 않아 실패하고 말았다. 그 사과는 금단의 열매였다. 그리고 그의 말에 따르면 내가 불행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내가 불행을 겪게 된다면, 왜 내가 그같은 불행을 두려워하겠는가?

 

타락 그 후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동산'이 내게는 꿈만 같다. 그 곳은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고 황홀하였다.그런데 지금은 그곳을 잃어버렸다.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동산을 잃은 대신 나는 그를 발견하였다. 나는 그것에 만족한다. 그는 정성을 다해 나를 사랑한다. 나도 내가 지니고 있는 온 열정을 다 기울여 그를 사랑한다.  이렇게 하는 일이야말로 나의 젊음과 여자라는 성에 꼭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내가 스스로를 향해 왜 그를 사랑하느가 하고 묻는다면 스스로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이유를 알고 싶어 애태우는 일도 없을 것이다.

   .................................

 

사십 년 후

...................

 나는 이 세싱 최초의 아내이다. 그리고 최후의 아내 속에서도 내 삶은 되풀이될 것이다.

 

이브의 무덤에서

 아담; 비록 어디일지라도 그녀가 있던 곳, 바로 그곳이 *에덴*이었노라.

 

 

  이브가 먼저 갔네요. 그녀의 일기 중에 자기가 먼저 가길 원하는 대목이 있어요. 바라던 대로 먼저 갔군요.

 지상에서의 첫 번째 사랑은 이렇게 마무리되는군요.

 

 사실 이 작품은 마크 트웨인이 자신의 아내 올리비아가 오랜 병고 끝에 숨을 거둔 후 곧바로 구상했다고 해요.

마지막 문장, "비록 어디일지라도 .... *에덴*이었노라."는 그가 아내에게 바치는 헌사에 다름아닌 것입니다.

 

 창세기에 보면, 아담이 이브를 처음 맞이하는 순간,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2,23)

 하고 부르짖는데요, 이 일기를 보면  타락 이후, 에덴 동산을 나와서야 비로소 서로의 사랑을 깨닫기 시작하고 이브가 먼저 세상을 뜨고 나서야 확실히 그 사랑을 알게 되는군요.

 아담은, 이브의 묘비명에 새긴 그 말을 이브가 살아 있을 때 직접 들려 주었을까요?

 

( 아. 빼먹을 뻔 했어요. 일러스트도 참 좋아요. 일러스트는 우리 나라 독자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현대적 감각에 맞게 새로이 그려넣은 거래요. )

 

 

 

 

댓글 2

  • 2005년 5월 30일 오전 9:58

    새로 나왔어요? 그림 새로 그려서?

  • 2005년 5월 30일 오후 2:56

    <아담과 이브의 일기>, <이브의 사랑일기>라는 제목으로 나온 것보다 더 옛날 거같아요. 1999년 2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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