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005. 6. 11. 오전 9:45:12

글자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힌중식 옮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작품

 

요즘 바오로 서간들을 접하면서 `사랑'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자주 입에 올리는 `사랑.....'은 정말 어떤 걸까요?

`사랑'에는 지식이 있어야 하고, 진리가 들어가야 한다는데,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지 못해 애끓는 사연들을 남긴 사랑들에도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그 `사랑'이 들어가 있는 걸까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한동안 라디오에서 광고를 많이 해서 꽤나 귀에 익은 제목이죠?

영화도 있다는데 소설과는 좀 다르다는 얘길 들었어요.

 

아키를 사랑하는, 사랑했던 사쿠타로가 자기 얘기를 죽 들려주고 있어요.

중학교 때 만나 고등학생이 되어 아주 예쁘고 고운 사랑을 엮어 나가는데 아키가 병에 걸려 죽는다 뭐 그런......

 사쿠타로는 아키를 많이 사랑했어요.

 아키에게 사랑받는 자기자신에게서마저 질투를 느낄만큼...

 

 그런데 그 둘의 어린 사랑에 겹쳐서 사쿠타로의 할아버지의 사랑 얘기가 나와요. 해로하고 먼저 떠나보낸 부인이 있는 할아버지의 가슴 속에 평생 잊혀지지 않고 간직되어 있던 할아버지의 첫 사랑! 그 여자도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한 생을 다 살고 이미 무덤에 묻혀 있는데 할아버지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어린 손자에게 그 얘기를 다 털어놓고......

 손자에게 부탁합니다. 첫 사랑 여인의 무덤을 열어서 재가 되어 있는 그 여인을 조금 꺼내오는 엄청난 계획에 함께해 달라고.

 뼛가루를 아주 조금, 정성스럽게 꺼내온 날 밤, 할아버지는 그걸 손자에게 맡겨요. 나중 당신이 가루되면 그 여자의 가루와 함께 뿌려 달라고요.

 사쿠타로가 아키에게 자기 할아버지의 모든  얘기를 해 준 날, 둘은 첫 키스를 나누고...

 

 아키가 죽은 후, 아키의 재를 품고 다니던 사쿠타로는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여자친구와 모교를 찾게 돼요. 곳곳에 아키와의 추억, 아키의 흔적...

 

 바람이 불고, 곷잎이 흩날렸다. 꽃잎은 발 밑까지 날아왔다. 다시 손바닥에 있는 유리병으로 눈길을 돌렸다. 작은 불안이 가슴을 스쳐갔다. 후회하지 않을까?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아름다운 벚꽃눈이 내린다.

 천천히 병의 뚜겅을 돌렸다. 앞 일은 더 이상 생각하진 않았다. 병의 입구를 하늘로 향하게 하고 팔을 있는 힘껏 뻗어 커다란 곡선을 그렸다. 흰 빛의 재가 가는 눈발처럼 노을진 하늘을 떠돌았다. 다시 바람이 불었다. 벚꽃잎이 흩날리고 그 꽃잎에 섞여 아키의 재는 이미 보이지 않게 되었다.

 

 사쿠타로는 이제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요.

아키의 재를 날려 보냄으로써 영원히 사랑하게 된 거지요.

세상의 중심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장소는 아닌 것 같아요.

그는 이제 세상의 중심에서 아키의 재를 보내며 온 몸으로 사랑을 외치고 있습니다.

 

친구 말이 "중학생이 읽으면 딱이야." 였거든요.

중학생 딸이 있으면 이 책을 함께 읽고 엄마랑 나눌 얘기가 무지 많을 거예요. 고등학생이어도 괜찮겠죠.

사랑, 영원한 사랑,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그리고 성, 그것도 남자의 성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자 아이들은 그저 가만히 존재해도 바라보는 남자 아이는 여자 아이가 전혀 짐작할 수도 없는 성적 느낌을 갖게 되지요. 그건 판단받고 심판받을 일은 아니구요, 그렇다는 걸 딸아이에게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소설 곳곳에,  산책길 작고 고운 들꽃처럼 예쁘고 재미난 얘기들이 있어 읽는 동안 재미있어요.

 

 이 책을  소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건, 며칠 전에 너무도 슬픈 사랑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예요. 벌써 30년도 더 지난 사랑 얘기를 바로 엊그제 일처럼 얘기하는 걸 들으며 사쿠타로의 할아버지가 떠올랐어요. 남자들의 사랑이란 그런 건가요?

 자꾸 생각이 나서 아무 때나 눈물이 납니다.

 

  `사랑'이란 진정 무엇일까요?

 만질 수도, 묶어둘 수도 없는 그 `사랑'이란 도대체 어떤 걸까요?

오로지 자유롭게 날려 보낼 수 있을 때에만 세상의 중심에서 외칠 수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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