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침묵으로 향하는 길, 에디트 슈타인 지음/이 연행 옮김, 가톨릭 출판사
이 책의 크기는 12*17cm
전체 쪽수는 116쪽
작은 책이예요.
그래서 쭈루룩 읽으려니 하고 폈는데 도저히 그럴 수 없었어요.
시간과 마음을 들여 머물면서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랍니다.
에디트 슈타인, `십자가의 데레사 베네딕따 수녀` 하면 즉시 떠오르는 건 친언니 로사와 함께 손 꼭 잡고 걸어갔을 순교의 길입니다.
현대의 성녀인 그녀는 유대교의 가정교육을 받았으나 젊은 무신론자로서 뛰어난 철학자로 활동하고 오랫동안 교직에 봉사한 교육자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신앙을 갖도록 돕는, 일대 결단으로 향한 기나긴 내적 투쟁은 1921년,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자서전”을 한 친구 집에서 읽기 시작하면서 막을 내립니다. 단숨에 이 책을 읽고 이 책에 사로잡힌 에디트 슈타인이 한 말, “오, 이것이 진리다!”
그리고 1922년에 가톨릭에 귀의하고 1933년에 가르멜 수녀가 되어 결국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순교의 길을 갔습니다.
자매들이 수도원을 떠나 나치의 손에 자신들을 내놓을 때, 에디트는 언니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가요. 우리 민족을 위해서 우리는 떠납니다.”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처럼 자신을 바치려는 갈망의 힘이었지요.
성녀는 현대사의 증인으로서 학자이며 성인으로 전무후무하게 막대한 대작을 남겼습니다.
이 책, `내적 침묵으로 향하는 길`은 그 많은 저서들 ㅡ 현재 20여 권 이상이 나온 그녀의 전집은 독일어 원문으로도 아직 계속 출간되고 있으며, 영어, 불어를 비롯한 다른 여러 나라 말로도 부지런히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다ㅡ의 대부분에서 그 단편들을 뽑은 것입니다.
더 이상의 말은 이 책에 누가 될 뿐이니, 몇 구절 들려 드릴게요.
실은 책 전체를 들려 드리고 싶군요.
기도는 인간의 영이 담당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과업입니다.
몇 세기에 걸쳐 유포되어 온 신비적 조류는 교회의 기도 생활과 동떨어져 정도正道를 벗어난 비주류의 지파가 아닙니다. 그것은 가장 내적인 교회의 생활입니다.
( 4.예수님 안에 머무르기 )
외부에서 오는 모든 고통은 하느님의 빛이 더 이상 비추지 않고 주님의 목소리가 더 이상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실 때의 영혼의 어둔 밤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성인聖人도 역시 내적 목마름의 순간들을 알고 있는데, 그 동안에는 영성의 사막에서 끈기 있게 참아야 합니다. 성인은 이런 순간들을 정말 잘 아는데, 그것은 그가, 은총의 빛이 그에게 쏟아져 내리고 성령의 봄이 그를 타오르게 하는 순간들과 메마름의 순간들을 구별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자유는 하느님의 자유에 의하여 규제를 받을 수도 없고 제거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요컨대 하느님의 자유에 의해 능가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사람의 영혼 위로 내려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 자유롭게 부여되는 것이며, 그것의 확장에는 아무런 한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