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2005. 1. 17. 오후 12:39:26

글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파이 이야기, 작가정신

 

 한참 신나게 읽다가 앞날개를 펼쳐 얀 마텔의 얼굴을 가만히 한참 들여다 보았습니다. 작은 사진이지만 눈을 한참 들여다 보았습니다. 속의 속까지 보는 것같은 눈!

 얀 마텔!

 그는 마치도 `하느님의 어릿광대` 같아요.

 예수님 기쁘게 해드리려고 성당 안에서 색색가지 공 가지고 공중던지기하던 그 어릿광대요.

 얀은 공대신 언어를 마음대로 이리저리 던지고 받고, 또 던지고 받고......  얀의 언어 곡예도 처음부터 끝까지 `신` 앞에서입니다. 그가 신을 잊거나, 잃는 일은 없지요.

 

`파이 이야기`는 얀 마텔의 장편 소설로, 파이의 이야기예요.

역자가 후기에 줄거리 정리를 해두었는데 그걸 읽고 나니 참 맥빠지더군요.

 

 파이는 인도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는 집안의 아들이다.  동물원에 살면서 가톨릭계 학교에 다니는 파이는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마음이 열린 소년이다. 힌두교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이슬람교와 기독교를 접한다. 힌두 사원과 이슬람 회당과 가톨릭 성당의 예배에 모두 참여하며 신과 풍요로운 관계를 맺는다. 그러던 중 가족은 동물원을 처분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다. 파이는 화물선을 타고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라는 머나먼 나라로 향한다. 하지만 태평양 한가운데서 폭풍우를 만나 배가 난파된다. 배는 흔적없이 사라지고 파이와 동물 몇 마리만 살아남는다. 동물과 인간, 끝없는 태평양과 좁은 구명보트, 그 삶의 조건 속에서 숨 막히는 `파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399쪽 역자후기 중에서-

 

  줄거리만 추려 놓으니 에게게! 별 새로울 게 있을까 싶지만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기`에 임하시는 편이 좋으실 걸요.

 1부는 좀 깊이 생각하며 그냥 읽으실 수 있지만요, 2부를 읽기 전에 박하나 계피, 혹은 자이리톨 사탕을 준비하세요. 티슈도 잊지 않으셔야 해요. 흐흑, 흑흑, 훌쩍훌쩍, 어~엉...... 다양한 울음도 준비되어 있거든요.

 3부를 읽을 땐 멀미약이 필요하답니다.

 

 금요일 날 앞을 조금 읽고 나머진 토요일 날 다 읽었어요.

 그리구~ 주일 날 어떻게 지냈는지 아세요?

 오전 내내 먹고먹고 또 먹고, 너무 먹어 남편과 아들에게 제지당하고

오후엔 저녁미사 가기 전까지 내 잤어요.

파이의 구명보트에 나도 탔었나 봐요.

 미사! 태평양 한가운데 구명보트에서, 뱅골산 호랑이와 같이 떠있으면서 드리는 예식, 예배! 생각해 보셨어요? 잠시 떼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님의 `세계 위에서 드리는 미사`도 스쳐 가더군요.

 

 파이는 뭍에 닿았고 리처드 파커는 어딘가 정글로 내뺐어요. 더 이상 리파를 찾을 일도, 찾을 필요도 없지만 리파가 함께 있었음에 그 긴 `생명 붙들기 게임` 이야기를 파이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었죠.

 우주와 파이, 태평양과 파이, 구명보트와 파이, 리처드 파커와 파이, 파이와 파이!

 

 모든 건 신 앞에서 일어났어요.

그리구~

뭍에서

파이가 직접

이 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답니다.

 

댓글 1

  • 2005년 1월 17일 오후 3:24

    기다려진다- 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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