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장편소설, 그 남자네 집, 현대문학
마지막이 따뜻하고 아름답네요. 어른스럽구요.
다 읽고 소파에 비스듬히 기댄 채
가슴에 책을 올려 놓고 손으로 눈을 가린 채
한참 있었습니다.
가슴 속 뜨거움과 눈 속의 뜨거움을 달래려고…
끝을 어떻게 마무리해 주려고 얘기를 이렇게 끌고 가나
약간은 조마조마하기도 했었는데…
`…우리 엄마 돌아가실 때도 내 빤스 입고 돌아가셨다우….정말 내 빤스였어…. 그 남자가 말끝을 흐렸다. 울고 있었다. 점점 더 심하게 흐느끼면서 볼을 타고 눈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나도 애끓는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그 남자를 안았다. 그 남자도 무너지듯이 안겨왔다. 우리의 포옹은 내가 꿈꾸던 포옹하고도 달랐다. 우리의 포옹은 물처럼 담담하고 완벽했다.
우리의 결별은 그것으로 족했다.`
이렇게 근사하게 여며주네요. 나 자신이 훌쩍 성숙해진 기분이예요.
여자가 튼실한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그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네 집을 찾아다니는 동안 여자가 찾고 싶은 건 자기자신이였겠죠.
자기가 진짜 누군지 너무나 알고 싶었을 거예요.
첫사랑을 못잊어 헤매 다닌 게 아니구요.
이 책 빌려 준 친구는 읽고 나서 1주일 이상 그 무드에서 허우적거렸어요.
전 오늘 하루만 그럴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