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2004. 11. 16. 오후 3:04:45

글자

 

박완서 장편소설, 그 남자네 집, 현대문학

 

 마지막이 따뜻하고 아름답네요. 어른스럽구요.

다 읽고 소파에 비스듬히 기댄 채

가슴에 책을 올려 놓고 손으로 눈을 가린 채

 한참 있었습니다.

가슴 속 뜨거움과 눈 속의 뜨거움을 달래려고

 

끝을 어떻게 마무리해 주려고 얘기를 이렇게 끌고 가나

약간은 조마조마하기도 했었는데

`우리 엄마 돌아가실 때도 내 빤스 입고 돌아가셨다우.정말 내 빤스였어. 그 남자가 말끝을 흐렸다. 울고 있었다. 점점 더 심하게 흐느끼면서 볼을 타고 눈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나도 애끓는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그 남자를 안았다. 그 남자도 무너지듯이 안겨왔다. 우리의 포옹은 내가 꿈꾸던 포옹하고도 달랐다. 우리의 포옹은 물처럼 담담하고 완벽했다.

 우리의 결별은 그것으로 족했다.`

 

이렇게 근사하게 여며주네요. 나 자신이 훌쩍 성숙해진 기분이예요.

 

여자가 튼실한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그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네 집을 찾아다니는 동안 여자가 찾고 싶은 건 자기자신이였겠죠.

 자기가 진짜 누군지 너무나 알고 싶었을 거예요.

첫사랑을 못잊어 헤매 다닌 게 아니구요.

 

이 책 빌려 준 친구는 읽고 나서 1주일 이상 그 무드에서 허우적거렸어요.

전 오늘 하루만 그럴래요.

댓글 2

  • 2004년 11월 18일 오후 4:04

    마음 맑은 그대 심성이 내 마음도 맑으라 시니...

  • 2014년 12월 30일 오후 8:40

    언제 사간이 이리 흐른 걸까요... 10년이라니... 오늘은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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