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2주 수요일

2013. 2. 27. 오전 8: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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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2주 수요일

  예전 노란 국화화분이 놓인 곳에 가게 되었습니다. 꽃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그 색깔만큼은 저를 생기있게 만들어주는데요. 당연히 꽃이니만큼 꿀벌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벌이 아닌 놈도 있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건 파리였습니다. 향긋한 향에 취해 파리란 놈도 들어와 앉아있는 것을 보고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이 마치 꽃에 앉은 파리의 모습이 연상되던데요.

  제배데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엎드려 청하고 있습니다. 스승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십시오.” 지금이야 모두 편안하게 믿게 된 세상이라지만 만약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신앙을 가지면 숨어서 미사 해야 하고, 누가 잡으러 오고, 믿는 나를 누가 신고하고, 걸리면 사형을 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래도 신앙생활을 감히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복음의 그 어머니는 예수님이라는 꽃향기는 맡으러 왔지만, 꿀벌이 해야 하는, 자기 꿀을 나눠줘야만 하는 희생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았다면, 어쩌면 거부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그 자리가 좋아 보여서 모인 사람들과 그 자리가 뭔지를 아는 사람과의 차이일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교회가 주는 고마움과 혜택에만 매력을 느껴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수입 같은 것이 당장 채워지거나 또는 없어지면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린 기억합니다. 그야말로 콩고물에 취한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본질은 이것입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주님의 삶에 진정한 동참이 되기 위해서 과연 어떠한 자세로 주님께 다가가고 있는 지 봐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조금 힘들다고 쉽게 냉담하고 포기해 버린 사람과, 그럼에도 주님만 붙잡고 거북이 걸음처럼 느리지만 앞으로 가는 사람과의 차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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