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대축일. 사도 2,1-11;고린토1서 12,3-13; 요한 20,19-23
한 가지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여러분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자신의 모든 것을 누군가 송두리째 바꿔놓아도 이것 하나만큼은 절대 놓지 못하겠다’ 는 것 말입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여러분의 삶의 우선순위라 하겠는데요. 저는 지금 여러분에게 모범답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알고 있던 답안이 현실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봐야겠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구절이 있지요.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고요. 그 보물이란 게, 주님이 말씀하신 사항이 아니라 돈이나 물건, 명성, 권력 등의 것이라면 신자의 입장에서 이를 다시 봐야겠는데요. 지난 금요일 복음에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묻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고요. 3번에 걸쳐, 같은 질문이 연달아 나옵니다. 그럼 똑같은 질문이 나에게도 던져진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무어라 답하시겠습니까? 대답을 못하고 있지만 실제 내 마음 안에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실제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보물이겠지요. 하지만 다시 보아도 정말 그것이 나의 보물일까요?
오늘 주님은 죽음을 이기시고 승리자의 모습으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교우 여러분들은 참 평화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그 평화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평화와는 좀 다릅니다. 우린 그저 아무 탈 안 나고, 별 일 없고, 걱정 없는 평화를 원하지만, 당신이 말씀하신 평화는 모든 것을 이기고 극복한 다음에 만나는 평화인데요. 모두들 좋은 날씨를 바라며 삽니다. 하지만 좋은 날씨가 되려면 한 번씩은 지구가 뒤집혀 주어야 한답니다. 만약 우리가 바라는 날씨만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이 지구는 온통 사막이 다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 좋은 햇볕으로 말미암아서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만나야 할 평화는 십자가의 고통을 겪고 난 평화여야, 내 삶의 온전한 모습을 갖춰줍니다. 하지만 모두들 그런 것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는 말씀처럼 그저 두려워만 합니다. 여기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들에게 숨을 불어 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라고요.
오늘은 성령강림대축일입니다. 그래서 조금 있으면 봉헌 후에 옆에 놓인 바구니에서 성령은사가 적힌 카드를 가져가실 것입니다. 여기에 여러 은사가 들어 있다한들, 여러 은사를 내가 받았다 한들, 그 안에 사랑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서로의 죄를 용서해주라는 말씀. 과연 어떻게 들리십니까? 여러분 안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랑하기 꺼리는, 가까이 하기 싫은 그 누군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누군가가 계속 짐처럼 나를 힘들게 한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 사실을 잘 모릅니다. 알아야 할 이유도 없구요. 그 상대방은 그저 자신의 방식대로 살 뿐입니다. 다만 여기서 나와 맞지 않다고 여긴 것은, 그냥 나 자신일 뿐인데요. 여러분은 성령으로 인하여 해방되셔야 합니다. 자유로워지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의 협조자이신 성령을 초대하는 삶을 사셔야만 합니다.
사랑하는 방배동 본당 교우 여러분!
기도할 때마다 제일 처음에 이렇게 외치시기 바랍니다. “성령이시여 제 맘에 오시어 저를 채워주소서” 하고요. 모두 따라해볼까요? “성령이시여 제 맘에 오시어 저를 채워주소서” 여러분은 더 이상 육체만 갖고있는 껍데기 인생이 아닙니다. 주님의 영으로 인해 거룩한 삶이 채워져야 할 분들이십니다. 그 거룩한 삶 안에 사랑이라는 씨앗이 들어가 열매를 맺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이유는 돈이나 물건, 명성, 권력, 그런 것들이 아니라 모두를 사랑할 때야말로 진정 내가 사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성령강림대축일 청소년 미사
학생여러분과 안녕하셨습니까?
예전 인터넷 뉴스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꽃미남, 완소남이 ‘평정’한 연예계에서 ‘비호감 캐릭터’로 사랑받는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출렁거리는 뱃살과 결코 잘생기지 않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지지를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강점에 ‘올인’한 덕이다.’ 라는 기사였습니다. 갑자기 강론 시간에 왠 싸이냐 하고 귀를 번쩍일 학생이 있을 것입니다. 앞 얘기를 안 듣다가 갑자기 싸이 이야기만 들은 학생이 있다면 그럼 신부님이 도토리를 뿌리겠다는 말인가 하는 기대감이 발동하면서 이번에 컬러링 한번 바꿔보겠다고 마음 품은 학생들이 있을 것 같아 계속되는 부연설명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성령에는 일곱가지의 은사가 있다고 우린 예비자 교리에서 그리고 학년 교리시간에 이미 배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확인하고자 만약 마이크를 여러분에게 들이댄다면 굉장히 실례되는 일일 것입니다.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신부님이 그렇게 믿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래서 확인 한번 들어가겠습니다. 그 일곱가지 은사는 세상에서 하느님을 찾는 슬기, 교리와 진리를 알아가는 통달,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의견, 신앙을 지키고 악에 대해 굳게 맞서는 굳셈, 하느님을 알아가는 지식, 하느님의 자녀된 도리를 해 나가는 효경, 주님을 경외하는 두려움입니다. 이 일곱가지 은사 어느 것 하나 선후가 없고 중요한 것, 안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 “성령을 받아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2독서에 나온 것처럼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성령은 우리 신앙의 원동력임을 말씀해주고 계십니다. 갑자기 예수님이 나오고 성령이 나오니까 여러분의 눈꺼풀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아 다시 싸이이야기로 돌아갑니다.
그럼 이 신부님이 왜 가수 싸이 이야기를 꺼냈는가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우리 옆 친구들을 잘 살펴보면 각 친구들마다 여러 가지 다른 잘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친구들은 자신이 잘하는 것보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보완하는데 더 신경을 씁니다. ‘나는 이것이 부족해’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이것을 더 보충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들을 가집니다. 물론 그 부족하다는 것이 학교과목이면 열심히 따라가야 하겠지만 그것이 나의 성품, 나의 재능, 나의 성격과 관계되는 것이라면 말은 조금 달라질 것입니다. 여러분 정도의 나이, 더 정확히 말해 중고등학생 정도 되었다면 이제 모든 성품은 정해져 버립니다. 게다가 자신의 강점, 약점도 이제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습니다. 그런 때에 자꾸만 안 되는 것에 투자하기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이 가진 강점에 올인을 할 때 오히려 더 빛을 발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섭니다. 부족한 것은 원래 내게 주어지지 않았기에 인정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정말 내게 주어진 강점을 잘 살린다면 분명 미래에 대한 보장이 생깁니다.
오늘은 성령강림대축일입니다. 부활 후 50일만에 성령이 내려서 교회가 생기고 많은 이들이 신자가 된 복된 날입니다. 이런 때에 우리 학생들은 ‘내가 받은 주님의 선물은 무엇인가?’ 를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누구나 주님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았습니다. 성령의 은사 이외에 다른 성령의 열매, 그리고 다른 재능도 받았습니다. 게다가 다른 친구들도 나와는 다른 것들을 받았습니다. 나와 다른 것들을 받았음을 인정하는 태도야 말로 다른 이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신앙 안에 다양한 은사는 모든 이를 윤택하게 해주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허락해주시고 가져다 주신 은혜는 어떤 것인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때 우린 성령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고백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