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1주간 월요일
완전한 사랑 / 류시화
사람들은 완전한 사랑에 대해 말한다 자신을 비운
초월적인 사랑에 대해
그러나 완전한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아니다.
겨울의 소매 속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 폭풍이 거세어지자
더 이상 눈보라를 피할 수 없어
날아들어 온
멧새 한 마리를
늙은 개가 못 본 체하고 자기 집 안으로
들여보내 준다
일 년 내내 그토록 잡으려고 쫓아다닌 새를
입 속으로는 투덜거리면서
사랑을 말하고 실천하라는 종교적 삶을 살면서 실제로는 괴물같은 삶을 사는 우리 일 때가 많습니다. 아합 왕을 보십시오. 이미 가진 것이 많음에도 남의 것을 탐내고 빼앗고, 그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이런 사회 속에서 살다보면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상대를 제압하고픈 마음마저 생깁니다. 잃고 싶고, 지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실제 삶은 어제의 친구요,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원수가 됩니다. 그러다보니 뒤엉켜진 삶입니다. 미움도 있고, 고마움도 들어있으니 그 사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형국입니다.
우린 단순하게 살려고 여기 왔습니다. 이런 말이 있잖습니까? ‘너에게 지나가다 물 한 잔이라도 준 사람에게 고마워하라’ 고요. 나에게 그저 무심한 듯 뭐라도 해 준 사람을 내가 어찌 여기는지요. 비록 마음에 영 마뜩찮을 수 있습니다. 앞서 시처럼 멧새를 잡고 싶었던 개는 막상 추위에 자기 집에 들어오니 투덜대면서도 받아들여 줍니다. 그러니 우리도 너무 큰 사랑, 감동어린 것만 하려하기보다 하고있는 소박한 것에서부터 해봐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