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 성 대 레오 교황 기념일

2009. 11. 10. 오후 3: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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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성 대 레오 교황학자 기념일. 지혜서 2,23-3,9;루카 17,7-10

아는 수녀님에게서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상태가 좀 힘든 모양이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문제가 항상 ‘관계’ 인 것처럼 그분도 이런 내용을 남겼는데요. “....공동체에서 함께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죽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 누군가가 바로 지금은 저구요....” 라고요. 그걸 받고 나서 순간 떠오르는 류시화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이런 짧은 시였는데요. ‘봄에 피는 꽃들은 / 겨울 눈꽃의 / 답장.’ 이라고요... 겨울 눈꽃은 죽은 듯 나무에 매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핍니다. 그 안에 겨자씨 같은 생명력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무 것도 안 하고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생명을 틔울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지요.

오늘 지혜서는 이런 말씀을 합니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사람들이 보기에는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 고요. 과연 지금받고 있는 이 고통을 여러분은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오늘은 성 대 레오 교황님의 기념일입니다. 이 분은 참 어렵게 사셨던 인물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여러 이단 사상으로 힘들었고 밖으로는 야만족들의 침범이 그치질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 레오 교황님은 전례를 개혁하고 사절을 보내어 화평을 얻어내는 등 많은 일들을 하셨는데요. 살다보면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사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해결을 바란다면 지금의 고생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고생 자체에서는 아무 것도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생을 넘어선, 십자가를 넘어선 그 다음에 기다리는 것을 볼 줄 안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그저 터널임을 알게 되겠구요. 과정임을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우리가 될 텐데요. 참된 것은 쉽게 주어지지 않는 듯 합니다. 그러기에 그 부활의 열매는 참으로 달콤합니다. 우린 큰 것을 얻고 싶어합니다. 큰 열매를 수확하고 싶어합니다. 그렇다면 참아낼 줄 아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치 봄에 피울 꽃을 기다리듯이 그렇게 말입니다. 주님이 주신 지금의 시간을 잘 바라볼 때 과연 그분께서 무엇을 마련해 주시는 지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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