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쓸며
다들 쉬는 월요일 아침 나절
눈이 나린다
아무도 없는 성당에는
고요히 하얀 님만 쌓인다
예전에는 그 광경을 보고만 있었지
구경하며 도취되기도 했었지
허나 이젠 그때가 아니다
지금은 나 혼자니까
걸린 보안장치를 해제하고
삽과 밀대 빗자루를 꺼내든다
무작정 밀어대고 퍼나르고 쓸어낸다
낼 새벽에 오실 교우들이 다치지 않도록
예전 교회에서 일하시던 관리장 사무장님들은 그랬다지?
'그저 동네 성당에서 봉사하며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싶었다고..'
그 마음 이해가 간다
나도 그 마음을 동감하며 눈을 쓸고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