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쓸며..

2021. 1. 19. 오후 10:39:50

글자

눈을 쓸며


다들 쉬는 월요일 아침 나절

눈이 나린다


아무도 없는 성당에는 

고요히 하얀 님만 쌓인다


예전에는 그 광경을 보고만 있었지

구경하며 도취되기도 했었지

허나 이젠 그때가 아니다

지금은 나 혼자니까


걸린 보안장치를 해제하고

삽과 밀대 빗자루를 꺼내든다

무작정 밀어대고 퍼나르고 쓸어낸다

낼 새벽에 오실 교우들이 다치지 않도록


예전 교회에서 일하시던 관리장 사무장님들은 그랬다지?

'그저 동네 성당에서 봉사하며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싶었다고..'


그 마음 이해가 간다

나도 그 마음을 동감하며 눈을 쓸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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