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6월 영적독서 및 묵상

2013. 6. 10. 오후 3:58:38

글자
☆☆ 울뜨레야 6월 영적 독서 및 묵상자료 ☆☆
 
“죄 많은 여자를 용서하시다”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이,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시몬이 “스승님, 말씀하십시오.”하였다.
“어떤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시몬이 “더 탕감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 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나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7,36~8,3).
 
묵       상
 
연중 제11주일 복음에서는 죄를 대하는 세 가지 태도, 곧 죄지은 여자의 태도, 바리사이의 태도, 예수님의
태도를 만납니다. 오늘 복음은 바리사이인 시몬이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바리사이들이 늘 예수님의 적수로 등장하는데 루카 복음서에서는 바리사이
들이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하기도 하고 (36절; 11,37; 14,1), 헤로데 안티파스의 계교를 미리 알려주기도
합니다(13,31). 바리사이인 시몬은 자신은 죄인들로부터 떨어져 있다고 자처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의도인지는 몰라도 그는 예수님을 초대해 놓고 무언가 잘못을 찾아내려는지도 모르겠지만, 식사 도중
에 한 여인이 돌연히 나타나 식사 분위기를 흩뜨려 놓는 일이 생기고, 이 때문에 예수라는 인물과 시몬이라
불리는 바리사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게 됩니다. 바리사이란 ‘분리된(떨어져있는) 사람’이라는 뜻처럼
의인들은 죄인들로부터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을 굳게 믿고 있던 사람 같습니다.
이것은 죄인의 ‘불결함’이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을 더럽힌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지요.
시몬은 당시의 손님 접대 관습에 따라 예수님을 맞아들이기는 했어도, 정성을 다하여 그분을 환대하지는
못했지요. 예수님은 당시 관습에 따라 비스듬히 드러누워 음식을 드시는 중이었지요.
이때 어떤 여인이 갑자기 나타나 예수님 뒤에 서더니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고 향유를 붓습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닦고 입을 맞춥니다. 눈물은 죄에 대한 고통의 표시고, 눈물 젖은 발을 닦는 머리카락
은 고통으로 죄가 정화되었을 때 드러나는 용서의 표시입니다. 입맞춤은 열렬한 감사와 사랑 안에서 삶과
새롭게 관계맺음을 나타내고, 향유는 불변성과 비 물질성을 나타내지요. 이 네 가지 행동으로 여인은 정화
되어 비참한 처지에서 벗어났으며, 하느님과 다시 친교를 맺을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면서 새롭게 솟구쳐 나오는 사랑을 모두 바쳐드렸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 바리사이인 시몬의 태도는 얼마나 편협하고 옹졸한 것일까요? 그는 예수님께 응당 드려야 할
존경이나 예의의 표시를 보여드리지 않았지요. 발도 씻겨드리지 않았고 우정의 입맞춤도 없었으며
잔치 참석 전의 준비로 향유를 발라드리지도 않았던 것이지요. 그는 자기도취에 빠져 예수님으로부터
기대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요. 자신의 구차한 처지를 모르기 때문에 청할 것이 없는 것이지요.
자기가 성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예수님께서는 죄지은 여인에게 용기를 주시고 시몬도 회개하시기를 바라십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께서는 채무자 둘을 갖고 있는 채권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죄가 많아 뉘우침도 많은 어떤 사람과 조신한 태도 덕에 그만큼 잘못이 적어 상대적으로 뉘우침도 적은
다른 한 사람을 대조해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시몬에게 “이 여자를 보아라.”라고 하심으로써 죄지은 여자의 태도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십니다.
 
예수님은 빚이 많은 자와 적은 자를 모두 용서하고, 작은이와 큰 이에게 모두 자비를 베푸시고자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자비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한편, 그에 대한 보증으로, 여인을 옥죄고 있는
많은 죄에서 그를 풀어주셨습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마음을 열기만을
바라시어, 일단 마음을 열면 그 나머지는 모두 다 해 주십니다. 사랑의 하느님을 믿음으로써 화해한
세상 사람들을 상징하는 그 여인은, 그분의 사랑은 아무리 큰 우리의 잘못도 언제나 초월한다는 진리를
가르쳐주십니다.
 
윤대인 안드레아 / 前 서울대교구 부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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