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저의 조언자
살아가면서 귀를 즐겁게 해 주는 말만 듣고 하는 일마다 마음을 기쁘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삶의 여정은 듣기 거북한 말도 들어야 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기왕 주어지는 상황에 마음 아파하지 않는 넉넉함을 지니고 살아야겠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충고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충고하여 바꾸고 변화시키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성 안젤라 메리치는 “좋은 충고를 받아들여 현명하게 판단하고 수행하십시오. 충고는 하느님의 소리요, 하느님의 뜻입니다.” 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충고를 받는다고 할 때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마음에 동요가 일어납니다. 훈계를 달갑게 받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옛말에도 “꿀도 약이라면 쓰다.”고 했습니다. 자기에게 이로운 충고나 일은 그만큼 싫은 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충고를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귀를 가져야 하고 그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자기 자신을 닦는 길입니다. 사실 미련한 자는 제 길이 바르다고 여기지만 지혜로운 이는 충고에 귀를 기울입니다.(잠언12,15참조)
그러나 세상에는 선한 조언자와 악한 조언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조언자들마다 제 조언을 내세우지만 그중에는 자기 이익을 위해서 조언하는 자도 있습니다. 조언자를 조심하고 먼저 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가 제 이익을 위해서 조언할 수도 있고 너를 놓고 제비를 뽑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집회37,7-8참조) 그러니 먼저 자기 마음의 조언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그보다 더 믿을 만한 자는 없습니다.(집회37,13참조)
세상 사람들의 조언을 소홀히 여겨서도 안 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님의 가르침이 나의 진정한 조언자임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시편 저자는 말합니다. “당신 법이 저의 즐거움이며 저의 조언자입니다.”(시편119,24) 사랑합니다.
조반니 마티스타 치마 다 코낼리아노의 <다윗과 요나단>, 오일화, 1505-10년, 런던, 국립미술관
요나단은 처음에는 사울 편에 서서 싸우는 무사로서, 나중에는 다윗의 친구로서 이야기에 등장한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 이긴 후 사울의 장남인 요나단은 이 양치기 소년과 깊은 우정을 쌓는다. 여기에서는 다윗이 거인의 칼을 어깨에 메고 오른손에는 골리앗의 머리를 아무렇게나 들고 있다. 이 젊은 양치기 소년의 얼굴에는 근심과 불안감이 엿보인다. 멋지게 차려 입은 요나단은 다윗보다 나이가 몇 살 위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