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살던 한 젊은이가 마음을 다잡고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밭에다가 콩을 심고 싹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기다려도 싹이 나오지 않자 동네 어른을 찾아가 “콩을 심었는데 싹이 나오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하고 여쭈었습니다. 어르신이 “어떻게 심었는데 ?” 하고 되물었습니다. 젊은이가 대답했습니다. “콩이 너무 단단하게 보여서 살짝 삶아서 심었습니다.”
어르신이 콩을 심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다시 콩을 정성껏 심었습니다. 어르신이 가르쳐 주신대로 하였더니 정말 싹이 나왔습니다. 너무 너무 기뻐서 매일 매일 밭에 나가 콩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자라는 속도가 너무 더딘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저것들을 빨리 자라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방법을 찾았습니다. 젊은이는 빨리 자라게 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밤새껏 콩을 조금씩 뽑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한숨 잠을 자고 오후 늦게 밭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콩이 다 말라 죽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고 과정이 있습니다. 때로는 기다리고 때로는 땀을 흘려야 합니다. 그러나 수고와 정성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나의 노력만 가지고는 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가르침과 도움, 지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의 영적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력과 정성 없이는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열심은 오히려 해가 됩니다. 결국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는 기도 없이는 결코 선한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일생이 짧든 길든, 무엇인가에 성공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기도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알베리오네 신부)
그러므로 우리는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가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아 곡식이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듯(야고5,7) 기다리며 기도해야 하고 가르침을 제대로 익혀야 하겠습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긴 것을 뽑을 때가 있다.”(코헬3,1-2) 사랑합니다.
루오의 <베로니카>, 1945년경 작품. 캔버스와 패널. 50×36cm. 파리 국립근대미술관 소장.
베로니카는 십자가를 짊어 지고 그리스도가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는 도중 피로에 지쳐 넘어진 그리스도의 얼굴을 하얀 천으로 부드럽게 닦아 준 성녀의 이름이다. 루오는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청순한 베로니카의 모습을 그렸던 것이다. 강력한 선, 그리고 깊게 가라앉은 색채의 강한 빛 등 모두가 강렬한 빛 등 모두가 강렬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이 화면을 응시하고 있으면 맑은 고요함속에 성녀 베로니카의 아름다운 마음이, 보는 이의 가슴에 절절히 전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