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성수를 찍어
성수는 영원한 생명과 죄의 씻음, 즉 세례성사의 은총을 새롭게 하고 죽음의 세력을 멀리하게 해 줍니다. 성수축복 기도문을 보면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주님께서는 물로써 사람들이 깨끗하여지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나이다. 청하오니, 이 물에 강복하시어 (주님의 날인 오늘) 이 성수의 힘을 입게 하소서. 또한 이 성수로 주님의 은총과 생명의 샘인 세례를 저희 안에 새롭게 하시고 저희를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고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 구원의 은총을 받을 수 있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하고 기도합니다.
지역 풍습에 따라 물에 소금을 넣기도 하는데 그때는 먼저 다음의 기도로 소금을 축복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간절히 청하오니 이 소금에 + 강복하소서. 주님께서는 일찍이 예언자 엘리사를 시키시어 물에 소금을 넣어 썩지 않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소금이 든 이 성수를 뿌리는 곳이면 어디서나 성령께서 함께 계시어 원수의 온갖 침해를 물리치시고 언제나 저희를 보호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우리가 성당에 들어갈 때 성수를 찍어 성호를 그으며 기도하는 것은 바로 이 기도문을 요약한 것입니다. 즉 “주님,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한 생각을 빼어 버리소서, 아멘.” 또는 “주님, 이 성수로 세례의 은총을 새롭게 하시고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어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하고 기도하는데 이것은 자기 죄를 씻고 성전에 들어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나올 때는 일반적으로 성수를 찍지 않습니다.
사제가 성수를 뿌리며 기도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이 성수로 이미 받은 세례를 기념하며 몸소 수난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를 생각합시다.”하고 말합니다. 이때 신자들은 십자성호를 긋습니다. 그리고 성수를 뿌리는 예식이 있을 때에는 이로써 참회예식을 대신합니다.
결국 우리가 성수를 사용할 때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이미 받은 세례를 기념’하는 것입니다. 세례를 통하여 악을 끊어버릴 것을 선언하였고 또 ‘전능하신 하느님과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죽은 이들 가운데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과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과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믿는다.’고 한 신앙고백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성수를 통하여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물이 의미하는 영생을 얻는데 도움을 얻기를 바랍니다. 기도의 내용을 생각하며 주님의 은총 안에 머물기를 기원합니다. 성수는 특별히 축복을 한 물이기는 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따라서 마시고 바르며 기도하는 분이 계신데 이것은 지나친 행위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안드레아 베로키오(Andrea del Verrocchio)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그리스도의 세례>, 1472-75, 목판에 템페라, 우피치 갤러리, 프로렌스, 이태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아직 어릴 적에 스승인 베로키오가 착수하고 있던 이 그림에 그리스도의 의복을 들고 있는 천사를 아주 기막히게 잘 그려 넣는 바람에 스승 베로키오는 소년의 솜씨가 더 좋음을 부끄럽게 여겨 그 뒤로 그림을 중단하고 조각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고 있는 그리스도와 세례자 요한의 표정이 매우 사실적이다. 서양의 그림에서 비둘기의 의미는 성경 내용에서 나온 것이다. 노아의 방주가 있을 때 노아가 배의 바깥사정을 알고 싶어 비둘기를 날려 보냈는데 3번째 날려 보낸 비둘기가 월계수의 나뭇가지를 물고 왔으므로 <월계수 가지를 문 비둘기>는 희망과 평화를 뜻하게 되었다. 그리고 서광(빛)을 타고 오는 비둘기는 성령을 나타낸다. 이 그림에서 그리스도의 머리 위에 비둘기는 서광을 타고 온 성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