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진주를 돼지에게 던져 주지 말라
유다교에서는 ‘부정’을 대단히 꺼립니다. 죄의 결과가 낳는 도덕적 부정뿐 아니라 위생상의 부정도 중히 여깁니다. 유다인들은 심지어 이방인을 부정한 사람이라고 하여 가까이하지 않았고 혹 그들과 접했을 때는 온몸을 물로 씻어 정화하였습니다. 또 어떤 음식은 부정한 음식으로 먹으면 안 된다고 정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돼지입니다. 구약성경의 레위기에 보면 부정에 관한 규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돼지를 ‘가장 부정한 짐승으로’ 취급하였습니다.(레위11,7) 아마도 돼지가 진창을 좋아하고 지저분한 것을 먹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베드로 2서 2장 22절에도 “돼지는 몸을 씻고 나서 다시 진창에 뒹군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오늘도 유다인이나 그들의 전통을 이어받은 회교도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만약 먹으면 살인과 마찬가지로 무거운 죄가 됩니다. 마카베오기 하권 7장에 보면 돼지고기를 먹으라고 왕에게 강요받고도 그것을 어찌 먹을 수 있겠느냐 대답하며 순교한 일곱 형제와 그 어머니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신약성경에도 잃었던 아들의 비유에 보면 먹을 것이 없게 된 작은아들은 농장으로 가서 돼지를 치게 되었고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려고 하였습니다.(루카15,15참조) 또 마귀들이 돼지들 속으로 들어가도록 해 달라고 청합니다.(마태8,31 참조) 마태복음 7장 6절에는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창조물은 다 좋은 것이고 깨끗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7,20-23)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부정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속마음을 정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갖가지 귀한 보물들과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겸손과 순명, 믿음의 선물을 잘 간수하고 결코 돼지에게 던져주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일곱 가지 대죄>, 패널. 유화. 113.7×147.4cm.
론도형식의 탁자 위에 그림으로 네 귀퉁이의 원에는 좌상 좌하순으로 <어부의 죽음>, <지옥>, <최후의 심판>, <천국>의 장면이 그려져 있다. 한복판의 세 개의 동심원 중심에는 그리스도인의 말씀인 “조심하라! 하느님이 지켜보신다.”는 문구가 있고 그 주위에 128줄기의 광선이 퍼져 나가 있다. 일곱 칸의 내용은 맨 위로부터 오른쪽으로 「탐식」, 「게으름」, 「미색」, 「허영심」, 「분노」, 「질투」, 「인색」의 일곱 가지 죄가 그려져 있다. 여자나 수녀가 많이 있는 것을 보면 극히 풍자적인 초기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