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 신부의 교회 이야기
1. 개신교와 성모마리아
개신교에서는 성모마리아 공경이 우상숭배다고 비판한다. 근데 개신교에서는 성모님에 대한 이해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
1) '성모님'라는 호칭
개신교는 마리아를 거룩한 어머니, 성모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거부한다.
우리는 거룩한 곳을 성지라고 한다. 초대 교회 때 신자들도 서로 성도라고 불렀다.
이렇게 신앙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나 장소를 다른 곳과 구별하여 거룩하게 부르고 있는 것에 비추어, 구세주를 낳으신 어머니를 성모라고 부르는 것이 지나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 - 성모송과 묵주기도
개신교에서는 가톨릭신자들이 마리아께 바치는 성모송과 묵주기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성모송의 내용은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는 것이다. 우리가 마리아께 기도하는 것은 마리아가 예수그리스도와 가장 가까운 분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런 믿음으로 초대교회 신자들은 하늘에 계신 마리아께 우리를 위해 빌어달라는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3) 성모상이나 예수상과 같은 성상, 성화가 우상인가
성모상과 같은 성상은 우상이 아니다.
성상과 성화는 1) 성전장식 2) 교보재 3) 신앙의 상징물이었다.
인간생활은 '상징'과 연결되어 있다. 인간은 영혼만이 아니라 육신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는 속에 있는 마음을 표현하는데 '상징물과 상징행위'를 사용한다.
성모상과 같은 성상이나 성화가 신앙을 표현하는 상징물이었고, 미사와 같은 예식들이 하느님께 우리의 마음을 드리는 상징행위였다.
'상징'과 '우상'의 의미를 잘 구별할 줄 알아야 하겠다.
우상은 '그 상 자체가 신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상'을 말한다. 성모상은 그 자체가 신적인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물'로서 기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성모상이나 성상 자체를 공경하는 것이 아니다.
흔히 개신교신자들은 가톨릭의 성상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가톨릭은 성모상과 같은 우상을 섬긴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것은 성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2. 로만칼라이야기
로만칼라도 상징물이다.
로만칼라(Roman Collar)는 전세계 로마가톨릭교회 성직자의 공통된 복장을 표시하는 상징물이다.
로만칼라의 정확한 기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로마시대 때부터 가톨릭 성직자들은 일정한 복장을 갖추어 입었다. 이런 복장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거쳐 왔다. 로만칼라가 보다 일반적으로 정착된 것은 16세기 정도로 추정된다. 당시 유럽에서는 셔츠에 칼라를 다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성직자들도 이런 영향으로 복장에 칼라를 도입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로만칼라의 의미는 두 가지다. : 첫째, 독신, 둘째, 교황님께 대한 순명
마르틴 루터신부는 가톨릭교회의 대부분을 형식적인 것이라고 비판하고 버렸다. : 하느님과 인간은 직접 통교하는 것이고 사제들의 중개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제의 복장이나 예복, 미사나 7성사를 모두 버렸다.
하지만 요즈음 한국의 개신교 일부 목사님들은 로만칼라나 영대를 하고 심지어는 수단까지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가톨릭교회를 싫어하는 개신교가 왜 굳이 로만칼라와 영대를 따라하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
하지만 일부 개신교목사님들조차 목사님들의 로만칼라 착용을 비판하고 있다.
1. 목사들의 로만칼라는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하느님과 직접 통교한다'는 루터의 신념을 무시하고 신도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신분임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2. 목사들이 로만칼라를 착용하는 것은 가톨릭성직자의 복장을 흉내 내는 것이다.
3. 목사들이 로만칼라를 착용한다면 로만칼라가 의미하는 독신과 정결을 지켜야하고, 로마교황에게 순종해야한다.
로만칼라와 관련하여 천주교와 개신교 사이에 법적인 다툼으로 발전된 분쟁이 있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에서 로만칼라를 한국 개신교 목사님들의 공식복장으로 특허청에 특허를 신청했다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이의신청으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 한기총에서는 이에 불복하여 법원에 항소했다가 결국은 거부된 것으로 결말이 났다.
3. 성모마리아 상식
1) 가톨릭은 마리아교인가?
가톨릭은 마리아교가 아니다.
왜냐하면 가톨릭은 마리아를 구세주, 곧 그리스도로 믿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톨릭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종교이기에 그리스도교다.
예수님을 구세주, 곧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인,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종교를 그리스도교(基督敎)라고 한다. 그리스도교에는 가톨릭, 정교회 그리고 개신교가 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를 위해 협력한 인간이다.
우리의 유일한 구세주는 예수그리스도뿐이다. 가톨릭교회는 마리아를 구세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는 종교다.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지나쳐서 '가톨릭교회는 마리아를 구세주로 믿는 마리아교다'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되겠다.
2) 성모상에 절하는 것은 우상숭배가 아닌가요?
성모상과 같은 성상은 우상이 아니다.
우상은 '그 상 자체가 신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상'을 말한다. 성모상은 그 자체가 신적인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물'로서 기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성모상이나 성상 자체를 공경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성상 자체를 공경하는 우상과는 다른 것이다.
흔히 개신교신자들은 '가톨릭은 성모상과 같은 우상을 섬긴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것은 성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하지만 가톨릭신자들도 지나친 성모마리아 공경으로 개신교신자들에게 오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성모 마리아가 우리의 구세주가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의 구세주, 곧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3) 마리아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나요?
그리스어인 마리아라는 이름은 유대인들 사이에 자주 쓰였던 평범한 이름이었다. 히브리어로는 미리암이라고 하는데, 구약성경에 모세의 누이도 미리암이라는 이름을 가졌었고(탈출 15, 20), 신약성경에서도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가 6-7명이 나올 정도로 흔하게 사용되었던 이름이었다. 마리아는 '공주'나 '귀부인'을 뜻하는 이름으로 추정된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까지 마리아는 유대 산골에서 신앙심 깊은 평범한 처녀로 살고 있었다.
당시 유대인들은 남자아이에게는 흔히 하느님과 관련된 이름을 지어주었고, 여자아이에게는 라헬(어린 양), 살로메(평화), 에스더(별)과 같이 아름다운 자연물이나 좋은 뜻을 가진 말로 이름을 지어주었다.
4) 성모님에 대해서는 호칭도 많고 축일도 많은데 왜 그런가?
초대교회 때부터 사람들은 예수님을 유일한 구세주로 믿으면서도 예수님 가장 가까이서 예수님을 도우신 성모님을 공경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점차 성모님을 따로 독립적으로 공경하면서 성모님께 대한 공경과 신심이 폭발적으로 증가되게 되었다.
성모님의 꿋꿋한 삶이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또 당시 여러 문화나 종교에 있는 여신과 대비하여 가톨릭교회의 여성적인 상징으로 성모님이 더욱 사람들에게 공경을 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샛별, 바다의 별'과 같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영예로운 칭호를 성모님께 드리면서 성모님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계속해서 성모님께 온갖 영예로운 칭호를 드리게 되었다. '하느님의 어머니,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창조주의 어머니...'
또한 성모님을 기리는 축일이 생겨나게 되었고, 지금까지 600여 개의 마리아축일로 계속 발전되었다. 이러한 축일은 성모마리아가 가진 신앙의 특성을 강조하고, 성모님을 그리스도인의 모범으로 제시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축일은 1월 1일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 3월 25일 주님탄생예고대축일,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이라고 할 수 있다.
5) 성모마리아와 관련된 스카풀라나 기적의 메달은 무슨 뜻이며 어떤 효과가 있나?
중세시기로 들어오면서 성모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다양하게, 때로는 과장되게 증가되었다. 이와 함께 성모마리아에 대한 공경행위도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되었다. 또한 1800년대에 일어난 성모발현은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특히 1830년 7월 18일, 프랑스 파리의 뤼 뒤 박에서 발현하신 성모마리아는 '당신께서 보여주시는 대로 메달을 만들어 지니고 다니는 사람은 큰 은총을 받을 것이다'는 메시지를 주셨다. 이 메달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메달'로 불리게 되면서 빠르게 보급되었는데, 이를 통해 수많은 기적이 일어나 '기적의 메달'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 메달은 마리아의 발현을 상기시키는 상징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호하고 계신다는 징표라고 볼 수 있다. 보통 묵주에 부착하거나 목걸이로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다.
1947년에 창설된 푸른군대 단원들은 특히 티 없으신 성모마리아의 성심께 자신을 봉헌하는 표시로 갈멜산 스카풀라와 뺏지를 착용하고 있다.
또한 1917년에 창설된 성모의 기사회 단원들은 기적의 메달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메달이나 스카풀라나 뺏지는 성모마리아께 스스로를 봉헌하고 그 가르침대로 살겠다는 표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메달이나 스카풀라나 뺏지는 신앙의 상징물이다. 이것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부적과 같은 미신적인 물건이 아니라 상징물이다. 우리가 연인이나 부모님의 사진을 지갑에 지니고 다니면서 늘 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6) 왜 하느님께 직접 청하지 않고 성모님을 통해 기도하나요?
우리는 어떤 일이 있을 때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찾아가서 기도를 부탁한다. 이것은 성직자들의 기도가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성모님께 기도하는 것은 성모님의 기도가 어느 누구의 기도보다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할 때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저희의 잘못을 용서해주소서...'라고 기도한다.
하지만 성모님께는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기도해주소서.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한다. 성모님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시기에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시거나 우리를 구원해주실 수는 없다. 우리는 다만 성모님께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청하는 것이다.
7) 미사가 형식인가?
미사는 형식이 아니다.
우리는 영혼만이 아니라 육신을 가지고 살아간다. 사람은 속에 있는 마음을 밖으로 표현하는데 '상징물과 상징행위'를 사용한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주는 장미꽃이 상징물이고,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하는 악수가 상징행위다.
하느님께 드리는 인간의 마음과 행위도 십자가와 같은 상징물과 미사와 같은 상징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의 제사'이며 상징행위다. 미사는 구약 예언자의 말씀선포와 사제들이 바치는 제사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말씀을 선포하는 강론과 제사를 바치는 성찬... 이러한 상징행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을 공경하고 찬미를 드리는 것이다.
개신교 예배는 제사요소가 없이 오직 설교와 찬송만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가톨릭과 개신교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것'이다. 각자 자신의 신앙을 실현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