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 신부의 교회 이야기
사도행전 2장은 제자들이 불혀 모양으로 내려오신 성령을 받았다고 전하고 있다.
성령께서 하신 일은 두 가지였다.
첫째, 교회를 형성시킨 일.
절망과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제자들이 성령을 입고 힘차게 복음을 전하면서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생겨났으니, 성령께서는 교회를 형성시키셨다.
둘째, 교회를 성화시킨 일.
성령께서는 교회를 그냥 두지 않으시고 성령의 선물(Charisma, 은사)로 교회를 성화시키셨다. 사람들은 성령의 선물(은사)을 받고 기쁘게 살 수 있었다.
성령의 선물을 실천해야 하겠다.
1. 사랑
사랑은 다음 두 가지가 핵심이다.
첫째,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
둘째, 반드시 행동이 따라야 한다는 것.
2. 기쁨
기쁘고 즐겁게 사는 것,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매일 웃으면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웃는 마음은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3. 평화
안싸우고 살면 좋겠다.
남과 비교하는 소인의 근성을 버려야 하겠다. 들판에 각각의 야생화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내면서 들판을 예쁘게 꾸미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는 각자의 길을 가면서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위해 봉사한다. 이렇게 우리는 자기 삶에서 행복해할 줄 알고, 자기 분수에 만족하면서 기쁨을 얻는다. 근데 우리 중에 보면 많이 가졌으면서도 꼭 남과 비교해 보면서 스스로 행복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남이 잘 되는 것을 절대로 좋게 봐주지 못하고 샘내고 헐뜯으면서 서로의 평화를 깬다.
초대교회시절 광야나 사막에서 수덕하던 은수자들이 남긴 교훈집이 있다. 광야에서 은수자들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피나는 수련을 하면서 남긴 주옥같은 말씀들이다. 거기에 화에 대해서 이런 말씀이 있다.
화를 내는 것은 다음 세 가지 중의 하나다. : 첫째, 하느님을 모르는 것, 둘째, 교만한 것, 셋째,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화를 내는 것은 마음에 독을 쌓는 것이다. 독이 쌓이면 병이 된다. 화병이 그것이다. 부디 성령의 선물인 마음의 평화를 얻어야겠다.
성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 : '주여,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평화의 주여 하찮은 나지만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베풀고,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청하며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이루고,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심으며
거짓이 있는 곳에 진리를 찾고,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구하며,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비추고,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전하며...
평화의 주여 하찮은 나지만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4. 인내
5. 호의
6. 선의
7. 성실
8. 온유
9. 절제
성령을 체험 한다고 해서 꼭 요란스럽게 방언을 하고, 병을 고치고 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유별난 것만이 성령체험이 아니다. 방언을 하고 병을 고치고하는 성령의 선물은 식별과 분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 삶에서 사랑과 기쁨, 평화와 인내, 친절과 선행, 진실과 온유, 절제 같은 성령의 선물을 간직하고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성령의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지만 우리 중에는 성령의 선물이 좀 모자라는 사람도 더러 있다. 특히 기쁘게 살지 못하고 화 잘내는 사람들, 이런 사람은 성령의 선물을 좀더 받아야 한다. 친절하지 못하고 무뚝뚝한 사람들도, 성령을 좀 더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마음이 따뜻하지 못하고, 냉정하고, 다른 사람 늘 못마땅하고 불만이 많은 사람들, 성령을 조금 더 받아야하겠다.
이렇게 성령의 선물이 모자라는 사람도 있는데, 성령과 반대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갈라디아서는 성령과 반대되는 일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방탕...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갈라 5, 21)
또 어떤 사람들은 성령의 선물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도 잘 모르고 산다. 왜 그렇겠나. 그것은 '잊어버리기 때문에' 그렇다. 잊어버리는 게 우리의 병이다. 잊어버리기 때문에 성령쇄신 운동이 일어난다. 성령의 선물을 간직하고 살아야 하겠다.